임금 삭감에 매년 나오던 상여금 소식까지 없어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한가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은혜를 입은 분들을 모른 체할 수도 없는 일. 이영진씨(32)는 대학교 때의 은사와 사회 초년병 시절 함께 일했던 선배에게는 해마다 잊지 않고 작은 정성을 전해왔다. 예년 같으면 가까운 할인점에 가서 직접 물건을 골랐겠지만 올해는 일이 바빠 추석 1주일을 앞둔 지금까지 선물을 사지 못했다.
하지만 허둥거릴 필요는 없다. 인터넷 쇼핑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회사에서 쉽게 선물을 구입할 수 있고 소액이더라도 원하는 곳에 배달해주므로 편리하다.
마침 평소 자주 들르는 사이버 쇼핑몰에서는 추석맞이 할인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선물을 정하고 간단한 안부 메시지도 써넣었다.
최근 이씨처럼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간단하게 쇼핑을 마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접 가서 물건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외에 매장과 물류비용을 절약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쇼핑몰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상의 쇼핑몰은 한가위 명절을 맞아 특별할인 코너를 마련, 네티즌에게 손짓하고 있다.
롯데인터넷백화점(http://www.lotte.shopping.co.kr)에서는 오는 10월 6일까지 직장인이 선호하는 상품 3백여종을 특별 판매하는 「한가위 큰 잔치」 행사를 개최한다. 이 코너를 이용하면 상품종류와 가격대별로 원하는 상품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역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추석상품 선물용품을 특별 판매하고 있다. 데이콤 인터파크도 「한가위 대잔치」라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해 이용자들이 손쉽게 선물이나 제수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대정보기술의 신비몰 역시 한가위 특별 판매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민카드·BC카드 등 카드회사의 홈페이지와 동원산업·제일제당 등 식품업체 홈페이지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한가위 선물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제일제당은 이번 추석에 인터넷을 통해 선물용품을 주문할 경우 가격을 대폭 할인해주기로 했다.
국내 사이버 쇼핑몰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이버쇼핑몰 엑스포98」(http://www.ecexpo.net)을 이용하면 국내 40여개 쇼핑몰에서 개최하는 각종 추석 특별행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오는 11월 14일까지 개최되는 이 행사를 이용하면 각 지역의 특산물과 선물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 등 PC통신망의 홈쇼핑 코너에서도 각 업체들이 다양한 추석선물과 제수용품을 마련해놓고 10∼3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네티즌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상품결제는 지정된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온라인 입금과 카드결제가 대표적인 방식이다. 온라인 입금의 경우 판매자와 구입자 모두 거래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다시 은행에 가 송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카드결제는 고객이 쓰는 카드를 선택해 번호만 입력하면 되므로 이용이 편리하지만 자칫 자신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
무통장 입금을 이용할 경우에는 사이버 쇼핑몰의 신뢰도나 사업경력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인 경우는 PC뱅킹을 이용해 미리 해당 계좌를 등록해 놓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드로 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이용하는 쇼핑몰이 보안에 대비를 얼마나 철저히 하고 있는지 알아둬야 한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SSL(Secure Socket Layer)이나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 프로토콜을 채용한 보안 솔루션들이다. 이 보안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일단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쇼핑몰은 회원의 정보를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조금 귀찮더라도 우선 회원등록을 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달과 환불 여부도 사이버 쇼핑몰을 이용할 때 꼭 체크해야 할 사항. 주문 후 얼마 만에 원하는 지역에 배달되는지, 구입 후 얼마 만에 환불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제품은 3일 안에 배달되지만 지역이나 품목에 따라 1주일까지 걸리기도 하므로 선물용품을 구입할 경우 배송기간도 꼭 체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별도의 운송비가 부과되는지 여부도 알아봐야 한다. 쇼핑몰에 따라서는 일정 금액 이하의 제품을 구매하면 별도의 운송비를 부과하는 곳이 많다.
또 쉽게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똑같은 제품이라도 여러 쇼핑몰을 비교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보통신진흥협회 박석규 부장은 『최근 전자상거래에 에이전트 기술을 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하고 『조만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해당 제품을 찾아주고 흥정까지 대행해주는 사이트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파크의 이기형 사장도 『아직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일단 제품을 구입한 사람이 다시 구입하는 반복구매율은 백화점보다 높은 편』이라며 인터넷 쇼핑의 전망을 밝게 점쳤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쇼핑이 더욱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인터넷 쇼핑을 위한 물류와 택배시스템 구축, 보안기술 강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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