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기계 향배에 관심

 「만도기계의 가전사업부문은 과연 어디로 매각될 것인가.」

 최근들어 만도기계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만도기계가 에어컨사업을 국내 모 업체에 2천3백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히는 등 만도기계의 매각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사의 가전사업 향배에 주변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만도기계의 모기업인 한라그룹이 만도기계를 포함한 주력4사를 매각할 방침이라고 발표한데다 만도기계도 자구책의 일환으로 일부 또는 전체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캐리어와 훼더스 등 몇몇 외국업체들만이 만도기계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을 뿐 만도기계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어 주변업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내업체 가운데 만도기계를 인수할 만한 업체는 자체 에어컨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전자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우전자 역시 이미 두원냉기의 에어컨사업을 인수한 터라 또다시 만도기계를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캐리어와 훼더스의 경우 만도기계와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업체보다는 이들 업체 가운데 한 업체가 만도기계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캐리어의 경우 국내에 대우전자와의 합작법인인 대우캐리어를 운영하고 있으나 오는 2000년까지 대우전자와 합작관계를 청산키로 합의함에 따라 부족한 판매망 확충을 위해 그동안 국내 에어컨시장 점유율 3위를 지키고 있는 만도기계에 관심을 가져왔다.

 실제로 캐리어는 올초 만도기계와 에어컨분야에 대한 인수협상을 벌인 적도 있어 만도기계의 에어컨사업 매각설이 나돌 때마다 가장 유력한 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외환은행측이 밝힌 대로 만도기계가 국내 모 업체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 그 대상은 국내에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캐리어가 가장 유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훼더스사는 최근 만도기계의 에어컨·딤채·온풍기·공기정화기 등 「위니아」브랜드의 가전사업부문에 대한 매각협상에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해 캐리어와 함께 만도기계를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외환은행측이 밝힌 2천3백억원이라는 만도기계의 에어컨사업 매각금액은 만도기계가 외국업체와 매각협상을 진행하면서 요구했던 금액과 비슷한 수준인데다 최근까지 구제적인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만도기계측에서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목적이 외자유치를 통한 부채탕감에 있기 때문에 매각하더라도 대상은 국내업체가 아니라 외국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만도기계를 인수할 업체는 외국기업일 가능성이 짙다.

 이밖에 만도기계의 가전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일본업체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냉장고를 보고 일본업체가 국내업체를 중간에 두고 만도기계와 협상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도기계 매각건은 한라그룹 차원에서 10억달러의 브리지드론을 도입키로 한 미국 로스차일드사의 주도로 이루어질 전망이어서 아직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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