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6주년] 전자.정보통신 업계 경영환경 실태 설문조사 IV

<자금사정>

 전자·정보통신업계가 IMF 이후 겪고 있는 자금압박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매우 심각」을 1백, 「전혀 어렵지 않다」를 0으로 할 때 국내 기업의 자금압박 수준은 평균 52.7점으로 중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압박이 가장 심한 부문은 유통업계로 72.2였다. 또 가전산업이 68.6, 정보통신기기 58.8, 소프트웨어 57.8, 산업전자 56.7 등으로 이들 분야가 평균치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반해 정보통신서비스는 39.7, 반도체 및 부품 46.1, 컴퓨터 44.4 등으로 타 업종에 비해 자금압박을 덜 겪고 있다. 조사결과 대체로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자금압박의 정도가 심했고 IMF 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한 기업(57.4)이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41.2)에 비해 자금압박 정도가 심했다.

 자금압박의 원인으로는 「매출부진」을 전체의 53.1%가 꼽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은행대출 중단(17.5%)」 「채산성 악화(16.4%)」 「미수금 회수율 저조(10.7%)」 등의 순으로 답해 매출부진과 채산성 악화가 가장 큰 자금압박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중 매출부진이 심각한 분야는 정보통신서비스 73.3%, 유통산업 66.7%, 정보통신기기 62.5%, 산업전자 60.7%, 소프트웨어 57.1% 등이었으며 이 중 사업장 규모가 작고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은행대출 중단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업종은 가전산업 31.3%, 컴퓨터산업 25%, 반도체 및 부품산업 24.1% 순으로 사업장 규모가 크고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설립연도가 오래된 기업이 더 심각했다. 채산성 악화는 소프트웨어 21.4%, 반도체 및 부품 20.7%, 가전 18.8%, 산업전자 17.9% 등의 순이며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이로 인해 자금압박을 받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은행대출 중단, 채산성 악화, 미수금 회수율 저조 등의 이유로 자금압박을 겪고 있는 곳은 회사규모가 크고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설립연수가 오래된 기업이며 이와는 반대로 기업 규모가 작고 생산공장이 없는 신생기업들은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자금압박의 해결책으로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기업 가운데 37.9%가 「이미 부동산의 일부를 매각(11.3%)」했거나 「추후에 매각할 계획이 있다(26.6%)」고 답했다. 부동산 매각의사가 있거나 이미 매각한 기업의 업종비율은 유통산업이 66.7%로 가장 높았고 가전산업 62.5%, 컴퓨터산업 50%, 정보통신기기 46.9%가 뒤를 이었으며 매출액이 큰 기업일수록 매각 및 매각의사 비율이 높았다. 또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기업이 41.9%로 그렇지 않은 기업 27.1%에 비해 매각비율이 높았다.

 자금사정 타개를 위한 가장 적절한 대책으로는 전체 기업의 4분의 1 정도가 매출증대를 위한 활발한 영업활동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무담보 신용대출 재개 및 담보 신용대출 확대, 국내외로부터 투자유치, 금융시장의 조기안정, 수출증대, 저리융자 및 담보조건 완화, 기업 경비절감, 경쟁력 향상, 부가가치 높은 상품개발, 대출대금 조기회수 등의 순이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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