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주민등록증에 대한 제안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주민등록증 위·변조에 관한 기사가 종종 나온다. 주민등록증을 위·변조해 입·출국 또는 금융관련 범죄에 악용한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 주민등록증은 위·변조가 용이해 본래 목적인 신분증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IC카드형 전자주민증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많고 이를 오용하거나 악용할 경우 그 폐해가 막대하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주민등록증은 분명히 개선돼야 하지만 대안으로 제시된 전자주민증의 타당성과 실효성이 미약하다는 점을 감안,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주민등록증을 대안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주민등록증은 다음과 같은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주민등록증의 위·변조가 불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사진은 물론이고 은행카드처럼 홀로그램 영상을 추가하는 한편 지문 등 생체정보를 추가해 안전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많은 정보를 포함시켜야 한다. 기존 주민등록증의 경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제한된 정보만 수록됐으나 새로운 주민등록증에는 복지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보까지 수록했으면 한다.

 셋째, 주민등록증 안의 정보를 임의로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없어야 한다. 요즘 컴퓨터 해커들의 지능과 수법은 어떤 종류의 컴퓨터와 네트워크라도 침범할 수 있는 정도다. 따라서 주민등록증 안의 정보상태는 읽고 쓰기(Read/Write)가 가능한 형태보다는 고정된 형태가 보안성이 우수하다.

 넷째, 카드발행 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해야 한다. 주민등록증은 발행수량이 엄청나고 국가가 존속하는 한 지속적으로 매년 신규분과 분실로 인한 보충분을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만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다섯째, 내구성이 뛰어나야 한다. 운동이나 노동활동 또는 외부환경 노출에 의한 손상이나 마모·훼손·오염 등으로 그 기능이 손상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주민등록증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IC카드형 전자주민증의 경우 발행 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막대하다.

 한편 미국의 경우 최근에 뉴욕주·일리노이주를 비롯한 20여개 주에서 2차원 바코드를 이용한 운전면허증(별도의 주민등록증이 없음)과 의료보험카드를 이용하고 있고, 미 국방부에서도 신분증으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왜 2차원 바코드를 이용한 신분증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가. 그것은 발행 비용이 IC카드의 10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는데다, 내구성이 좋아 카드수명이 길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문과 생체정보 등 다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고 암호화가 가능,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바코드 판독기가 표준화·범용화돼 특정 회사 및 제품에 종속될 위험이 없고 장비도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전자주민증이라는 말이 주는 환상과 유혹에서 벗어서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방향을 선택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심볼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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