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6주년] 전자신문과 16년동갑내기 기업 스토리.. 단암전자통신

 역사는 현실을 반영하는 미래의 거울이다. 역사가 있기에 현재와 미래가 있다. 지난 82년 전자신문과 함께 창립돼 국내 정보통신산업에서 일가를 이룬 기업을 찾아 알토란같은 성공히스토리를 반추해 보는 것은 고난의 시대를 견디는 우리 업계에 더없이 의미있는 작업일 수 있다. 그 속에서 교훈과 용기를 얻어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의 16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그러기에 16년의 나이테는 성공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외형적으로 뒷받침해 줄 뿐만 아니라 숨겨진 온갖 풍상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밀착된 감성경영이 요구되고 하루가 다른 기술변화, 그리고 시장경쟁이 가장 치열한 전자·정보통신업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은 데이콤과 단암전자통신의 성장 나이테를 돌아본다.

〈편집자〉

 전자·정보통신산업의 발달이 전자신문 16년의 밑거름이 됐듯이 단암전자통신이 겪어온 16년의 성상은 한국 전자산업 발달사의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설립 연도인 지난 82년 「선광세라믹스」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단암전자통신은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혼성집적회로(하이브리드 IC) 분야에 국내업체로는 처음 국산화의 기치를 내걸었던 기업으로 우리나라 전자산업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단암전자통신은 창립 연도인 82년 종업원 40명으로 매출 2억원의 소기업에서 이제는 자본금 60억원에 3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우리 부품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백50억원.

 혹자는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조단위 매출과 비교해 보잘 것 없다고 넘겨버릴 수도 있는 수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갖고 있는 원천적인 불리함과 한계성을 감안할 때 16년이라는 풍상을 담담하게 견뎌온 이 회사의 저력을 되새김하게 된다.

 수많은 희망과 환희 만큼이나 좌절과 절망이 교차했던 이 결코 짧지 않은 기간에 단암전자통신은 우리 전자산업의 한 귀퉁이를 책임지는 위치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단암전자통신이 갖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처럼 단단한 중견 부품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겉치레를 중시하는 외형 성장위주의 사업정책 대신 기술축적을 통한 내실있는 성장을 지향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는 설립 당시 전량 수입 사용하고 있던 TV 및 VCR용 볼륨 레지스터의 국산화와 함께 정밀계측기용 고정밀 저항체를 양산, 공급하면서 국내 하이브리드 IC시장의 개척자를 자임해 왔다.

 이어 85년 전자통신연구소(현 전자통신연구원)와 국산 전전자교환기(TDX-1A)용 하이브리드 IC를 공동 개발해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대우통신·한화정보통신 등 교환기 생산업체에 공급하면서 비로소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85년 2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88년 1백억원의 매출실적을 돌파하기까지 단암전자통신은 86년 당시로는 중소기업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단암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단암전자통신의 무용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온보드형 DC/DC 컨버터를 개발, 통신기기업체에 공급하면서 연간 수백만달러의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온 것이며 최근 RF분야에서 이동통신 단말기에 사용되는 주파수 합성기 모듈과 RF 파워 앰프·케이블TV 간선증폭기용 광대역 선형증폭기 등을 개발한 것 등은 끊임없는 기술개발 의욕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의 단암전자통신이 존재할 수 있었던 16년의 세월은 IMF라는 좌절과 고통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전자·정보통신산업계에 그 무엇보다 귀중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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