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가정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소규모 지적사업을 벌이는 소호산업이 최근 관련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장, 지식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유망산업 분야로 등장한 소호는 하나의 명확한 개념으로 정의할 수 없으나 사무실이나 집 등 작은 공간을 거점으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무자본으로 창업한 아이디어 사업을 일컫는다. 직원은 2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재택 근무자나 프리랜서와 구별되는 소호산업은 사업형태에 따라 재택·회사·사원·사내·독립 소호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 90년대 초부터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소호산업은 국내에서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차 시장기반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 국내 소호산업 시장규모는 4천5백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컴퓨터와 통신 등 첨단산업과 지식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다 선진국형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오는 2000년에는 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의 경우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은 프린터·PC·소프트웨어·키폰·랜카드·교환기·라우터·복사기 등 소호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과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IP사업을 중심으로 소호 사업자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전국 각지에 소호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소호창업 협회가 발족되고 있으며 소호사업자들을 겨냥한 소호전용 인터넷사이트까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한국생산성본부·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청 등 공공기관과 주요 경제단체들도 정보서비스와 자금지원 등을 내세우며 소호시장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호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비와 시설이 필요한가. 일반적으로 소호사업을 시작하려면 우선 사무실과 같은 일정한 공간에 전화나 PC·팩스 같은 기본적인 장비와 통신망을 갖추면 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근거리통신망(LAN) 등 네트워크와 연계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회사 소호로 일컬어지는 기업형 소호사업가가 출현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대체로 PC나 PC서버 같은 네트워크 서버, LAN카드, 허브, 인터넷 접속용 라우터, 네트워크 프린터 등으로 사내 LAN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소호용 장비는 기존 장비에서 소호사업가들에게 불필요한 일부 기능을 빼거나 포트 수, 지원 사용자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가격이 5분의 1∼3분의 1 가량으로 낮춘 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전미소호협회(HOAA) 등 소호 전문기관들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소호직종으로 30∼50여 가지를 예로 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 가운데 컴퓨터활용을 기반으로 정보검색대행·홍보대행·데이터베이스·고객관리·뉴스클리핑서비스·문서정리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실례로 미디어프레스(대표 정남규)는 최근 언론홍보 대행을 전문으로 소호사업을 시작한 업체.
미디어프레스는 잠원동에 마련한 10평 규모의 사무실에 팩스·매킨토시 컴퓨터 등 언론홍보물을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는 소호용 OA기기를 갖추고 기업통신망(CO -LAN)이라는 전용선을 기반으로 유니텔에 통신망을 개설, 올해부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체를 대상으로 전문 언론홍보 대행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칼럼니스트인 곽동수씨는 재택 소호사업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사례. 그의 방에는 펜티엄PC 2대, 노트북PC 1대, VCR 1대, 레이저프린터, 스캐너, 영상회의용 카메라, CD리코더가 갖추어져 있으며 전자우편과 연계된 문자삐삐와 휴대폰도 마련, 완벽한 소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곽동수씨는 이를 기반으로 주마다 학생들을 위한 컴퓨터강좌, 컴퓨터관련 원고집필, 컴퓨터관련업 컨설팅대행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제공(IP) 사업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소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대문구 신설동에 거주하는 김희정씨(33)는 최근 전 직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호사업을 시작했다. 김씨는 집에 전화와 팩스만을 갖추고 컴퓨터 방문교육을 업종으로 선택해 한해 4천만원 가량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지오넥스는 소호사업가들이 저렴하게 컴퓨터와 통신을 할 수 있는 전용통신방(지오플라자)을 개설, 소호사업가를 겨냥한 소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강남에 35평 공간을 마련한 지오플라자는 자판기나 공중전화처럼 동전을 넣고 작동시키는 공중용 컴퓨터 「지오컴」을 비롯해 각종 멀티미디어 타이틀과 소프트웨어, 팬시용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소호사업가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에 14GB용량의 서버와 T1급 회선, 인공위성을 통해 정보를 수신하는 디렉PC를 도입하는 등 기업형 소호사업가를 겨냥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들어 국내에는 인터넷 비즈니스 중개업, 뉴스클리핑 사업, 인터넷을 이용한 테마여행, 기사제공 서비스, 가상서점, 헤드헌터, 세미나, 프로듀서, 쿠퐁 유통서비스와 예약대행업 등 인터넷 붐을 타고 미국·일본 등 외국에서 보편화된 신종 소호사업이 등장하고 있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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