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6주년] 전자산업 지도가 바뀐다 Ⅱ.. 전략적 제휴

 M&A나 외자유치와 비슷한 형태인 전략적 제휴도 전자·정보통신 시장판도를 바꾸는 요인이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을 악화시키기보다는 다소 안전한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고 있는 「공생추세」가 이를 반영한다.

 전자부품은 그 어느 품목에 비해 외국과의 전략적 제휴가 절실한 산업이다. IMF 이전부터 부품업계가 부품공용화를 추진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어 활발하게 사업을 해왔다. 일본의 교세라 등 세계적인 종합 부품업체들은 세계 각지에 현지공장을 설립했으며 우수한 해외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보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해 오고 있다. 열악한 부품산업의 세계화 전략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악재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고환율로는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부품의 국산화가 서서히 일고 있는 것이다. 또 많은 대기업들이 산업의 근간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외국 유망 부품업체를 인수하거나 핵심부품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또 아남반도체가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버추얼실리콘테크놀로지(VST)사와 마케팅 및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 VST사가 보유한 셀 라이브러리인 「디플로메트25」를 활용해 파운드리 고객사에게 COT(Customer Owned Tooling)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콘덴서업체인 대흥전자와 한성전자는 중국공장의 생산시설을 각각 2배 이상 증설하고 생산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외국과의 협력체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산업전자 부문도 제휴가 활발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GE와 일본 파낙사의 합작기업인 GE파낙과 기술제휴를 맺고 PLC부문의 기술협력과 해외진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포스콘·효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국내 업체와 한국슈나이더·로크웰오토메이션 코리아·씨멘스·한국옴론 등 외국계 기업들도 독자적 또는 국내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양기전은 일본 나브코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일본에 유압실린더 및 부품을 연간 2천5백만달러 어치 수출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도시바와 스마트미디어 등 차세대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공동마케팅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96년 양사가 스마트미디어를 공동 개발키로 합의한 데 이어 마케팅 분야까지 확대한 것으로 메모리카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삼성전자는 합동으로 브라질 이동전화 시장에 진출해 사업권을 따냈고 한국통신프리텔 -현대전자, LG전자 -LG정보통신 등도 지역별로 동반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외국 정보기술업체들 역시 경쟁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국내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시장판도는 안개상황이다.

〈경제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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