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사설교환기 CTI시장서 날개짓

 국산 사설교환기(PBX)가 컴퓨터통신통합(CTI) 기술을 이용한 콜센터나 고객센터 솔루션시장에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국내 PBX업체는 그동안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던텔레콤·NEC 등 주로 외국업체가 주도하던 CTI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CTI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외산 PBX를 국산 PBX가 급속하게 대체하고 있는 등 시장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우선 국내업체들이 CTI 표준을 지원할 수 있는 PBX를 잇달아 출시하고 국내외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배경에는 최근 고객만족서비스 차원에서 콜센터나 고객센터를 구축하거나 비용절감을 위해 텔레마케팅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는 등 CTI시장이 앞으로 3∼4년간 떠오르는 유망 시장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그동안 국내 주력 교환기인 삼성전자의 「인포렉스」와 LG정보통신의 「스타렉스」는 일반 콜센터나 구내 교환기 등 일반 PBX시장에서 90% 정도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해왔다. 반면 CTI시장에서 국내 PBX는 CTI 표준을 지원할 수 없다는 맹점 때문에 고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통신사업자나 금융권을 중심으로 CTI 콜센터 설치 붐이 일고 있지만 국산 PBX는 설치 사이트가 전체의 20% 미만일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CTI 표준을 지원할 수 있는 국산 PBX가 CTI업계에서 점차 인정받으면서 외산과 국산의 자리바꿈이 가속화되고 있다.

 LG정보통신은 지난 6월 세계적인 CTI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 다이얼로직 「CT커넥터」와 CSTA를 지원할 수 있는 「스타렉스 ACS」를 출시했다. LG정보통신은 이 교환기를 주력으로 서울국제전화·SK텔링크 등 별정통신사업자 콜센터 및 BC카드 CTI콜센터에 구축하는 등 점차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최근 LG정보통신이 구축한 BC카드 CTI콜센터는 성능과 기능면에서 국산 PBX가 외산 도입 PBX에 뒤진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 관심을 끌고 있다. BC카드에서 당초 도입한 외산 PBX는 폭주하는 통화량을 감당하지 못해 종종 다운되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했지만 국산 PBX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CTI를 지원할 수 있는 자체 CTI 모듈 개발에 나서는 한편 미국 멀티콜사의 콜센터 미들웨어도 도입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국내 CTI 시장에 본격 진입할 방침이다.

 LG정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업체는 일반 PBX시장과 비교해 CTI시장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졌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최근 국내업체가 개발한 CTI 기능을 지원하는 PBX가 이같이 CTI시장에서 선전할 경우 내년에는 외산과 동등한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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