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K그룹과 대한항공이 IBM과의 아웃소싱 계약체결 추진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IBM의 「전면적인」 국내 아웃소싱시장 상륙작전이 현실로 드러났다.
이번 IBM과 SK그룹 및 대한항공의 아웃소싱 계약은 무엇보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정보기술(IT) 아웃소싱(외부발주) 시장의 개화기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BM이 국내업체와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IBM 본사차원의 세계적인 아웃소싱사업부문인 「글로벌 서비스」조직이 본격 가동되면서 국내에서도 지난해 충남방적을 대상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SK및 대한항공과의 계약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계약규모나 범위면에서 국내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현재 SK측과 대한항공과의 계약규모는 10년간 각각 10억달러와 4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연간 6억여원씩 5년 동안 수행키로 한 충남방적과의 계약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IBM이 이번 계약을 통해 내심 더 중시하는 부분은 SK와 대한항공이 국내외적으로 갖고 있는 상징성이다. SK의 경우 국내 굴지의 전방위 통신업체이고 대한항공은 전세계적인 첨단 네트워크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국제적인 항공사다. 실제로 IBM 측은 시스템이 어렵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통신업체와 항공사를 상대로 아웃소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나타나는 기술력 입증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곧 국내 아웃소싱시장 선점효과로 이어져 궁극적인 타깃이라 할 수 있는 공공 아웃소싱시장의 안착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이같은 IBM의 약진을 바라보는 국내업계의 눈길은 대체로 우려감이 더 많다. 국내업체에 비해 많은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해외업체들이 막 개화기를 맞는 국내 아웃소싱시장을 무차별 공략할 경우 토종업체들의 입지는 한층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에 대규모 전산센터를 건립해 아웃소싱사업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IBM의 복안이 발표되자 한층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유보자금이 1백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진 IBM이 SK측과의 협상에서 보여주듯이 공동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자금과 기술은 IBM이, 용역은 국내업체가 맡는 식의 영업을 펼칠 경우 예상보다 빨리 국내 아웃소싱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S사의 마케팅 임원)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일단 이번 두차례의 연이은 「빅딜」은 이제 막 개화기에 접어든 국내 아웃소싱시장의 활성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업계 일각에선 보고 있다.
업계는 이번 딜에 이은 후속조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루 거스너 회장이 방한 후 보인 행보가 제3의 빅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갖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스너 회장은 실제로 이들 두 업체 이외에도 S사 등 1∼2개의 유력 정보통신업체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하튼 이번 거스너 IBM 회장 방한을 계기로 잇따라 터져나온 빅딜은 국내 아웃소싱시장뿐 아니라 정보통신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생존전략으로 「세 불리기」를 위한 외국 유력업체와의 제휴가 한층 가속화하면서 국내 정보통신시장은 구조조정과 외자유치라는 화두에 밀려 해외업체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크다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IBM 글로벌 서비스=이번에 SK와 대한항공의 대규모 아웃소싱 계약체결의 주체로 알려진 IBM 「글로벌 서비스」조직은 세계 제일의 IT 아웃소싱 그룹이다. IBM의 주력업종인 하드웨어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점에 시작한 이 사업은 시작한 지 불과 5년 만에 연간 2백29억 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지난 4년간 평균 산업성장률의 2배에 달하는 2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IBM내 효자부문으로 꼽힌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1만7천여명의 전문가를 포함, 세계 각국에 12만여명의 IT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는 이 조직은 풍부한 인적자원과 자사의 첨단 IT솔루션을 기반으로 1백64개국에 진출, 다양한 형태의 IT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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