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MF시대 이사람을 주목하라 (28)

에이스전자 박성관 사장

 IMF 이후 방송장비 유통업계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방송국과 케이블TV 업계는 다가올 디지털시대에 대비해 현재 사용중인 아날로그 방송장비를 디지털 장비로 교체할 계획이어서 올해 사상 최대의 호황이 예상됐다. 하지만 IMF 이후 대부분의 회사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시설투자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방송장비 유통업계는 IMF 한파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방송 편집·촬영 장비를 국내에 공급해온 에이스전자(대표 박성관) 역시 올해초 위기를 맞았다.

 『DVD시대 개막과 인터넷방송국 개국 추세에 따라 올해 디지털 방송장비 특수가 예상됐지만 IMF 상황이 닥치면서 각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중단해 매출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올해초 갑작스런 자금난에 몰리게 된 박 사장은 직원 전원에게서 사표를 받고 상여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식의 미봉책으로는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영업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자 싼값에 방송장비를 구매하려는 외국 바이어들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왔고 이를 호기로 삼아 적극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국내외 고객들이 고가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중고제품의 취급비중도 예년의 두배 수준으로 높였습니다.』

 지난 3월 박 사장은 우리나라를 찾은 바이어들뿐만 아니라 외국 현지에서도 에이스전자의 방송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한글과 영문을 동시에 지원하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aceelectro.com)를 개설했다.

 또한 중고제품 판매비중을 예년의 30%에서 60∼70% 수준으로 높여 구매자들의 비용부담을 크게 줄였다.

 박 사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홈페이지 개설 후 한달만에 미국 BCS, 어프로펄, 일본 비디오킨키, 대만 애로프로덕션 등의 회사에서 38만달러의 주문이 밀려들었다.

 현재는 이들 회사 외에도 3개 회사와 방송장비 수출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비용절감 계획에 묶여 장비구입을 미루고 있는 국내 회사들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상반기 업계 최초로 중고 방송장비 기획전을 개최한 이후로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여러해 동안 창고에 쌓아두었던 재고와 중고 제품을 모두 내다팔 수 있었다.

 지난 8월말까지 박 사장이 에이스전자와 관계사인 에이스비전을 통해 올린 매출은 7억4천만원, 올해 예상매출은 12억원.

 IMF 이전인 지난해 전체매출 10억원보다 20% 이상 신장한 금액이다.

 연말께 또 한차례의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현재 외국 3개 방송사와 협의중인 장비 수출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매출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기존 영업방식인 내수에만 의존했다면 3억∼4억원 매출로 만족해야 했겠지만 IMF 위기상황을 수출과 중고장비 판매로 극복하겠다는 박 사장의 아이디어가 연매출 신장의 결과를 낳았다.

 『예년에는 장비를 전량 수입해 내수에만 의존했으나 올해 수출에 나선 이후 외화획득에 상당한 도움이 됐고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마진율도 높아졌어요. 그동안 소극적으로 진행해오던 중고장비 대여사업도 확대해 IMF 위기를 회사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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