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제작시스템 바뀌어야

 음반제작시스템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음반제작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음악출판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반제작시스템이 음반제작사 또는 음반기획사 등 개별단위의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소프트웨어 개발비의 상승을 초래함은 물론 낙후된 마케팅 프로모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작사·작곡)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음반제작비에만 의존함으로써 열악한 음반제작사 및 기획사들의 제작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에서는 통상 음반제작사 및 기획사가 독자적으로 음반을 기획, 제작하고 있어 엄청난 제작비용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데다 제작비의 상당액을 음반판매량에 의존하고 있어 경영 어려움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음반제작사는 음반판매량 증대에 노력하고 기획사는 공연과 TV출연 등 각종 프로모션 개발에 주력해야 하는 데 현실은 이같은 역할이 혼재돼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같은 음반제작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양한 장르의 음반 제작은 공염불에 가깝고 주먹구구식의 제작관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음반제작비의 상당액을 음반판매량에만 의존함으로써 엄청난 「몸값」을 가수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음반제작사와 기획사·음악출판사가 일정부문의 역할을 담당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서둘러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음반제작사와 기획사(프로모션)·음악출판사가 3위일체가 돼 음반제작사의 경우 음반판매량증대에 주력하고 기획사는 가수의 상품화와 캐릭터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음악출판사는 각종 광고·TV출연 등을 섭외하고 드라마 주제곡 삽입 등 타이업 등에 노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음악 저작권료에 대한 보상책을 제도화함으로써 이른바 「곡비」의 지출 비중을 낮추고 음반 제작비에 대한 리스크 부담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현행 국내 음반제작시스템이 바뀌지 않을 경우 주먹구구식 마케팅과 음반제작비에 대한 비용은 날로 증가할 것』이라며 음반제작사의 기능강화와 음악출판사의 역할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음악출판사의 역할 증대를 통한 음반제작시스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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