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가전업계, 수출로 살길 찾는다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중소가전업체들의 노력이 해외시장 개척으로 모아지면서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고자 생산체계 및 조직을 수출위주로 전환하는 중견가전업체들이 늘고 있다.

 우림전자·두원산업·용마전기·우신전자 등 중견업체들은 대다수 전문아이템을 갖고 내수판매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수출위주로 전환하거나 일찍 수출에 눈을 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최근들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의 소형가전전문업체였던 우림전자(대표 민원희)는 계속되는 가전3사의 OEM물량 축소 및 내수판매 감소로 대책을 고민해오다 올해들면서 제빵기·주서믹서 등 수출품목 위주로 과감하게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우림전자는 그 결과 지난 상반기에는 지난해 동기대비 2배 가량 증가한 1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뒀으며 하반기 추가주문을 포함해 올해 2천5백만달러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원산업(대표 이종린)은 핸디·스틱형 진공청소기를 개발해 96년부터 대우전자 OEM 및 자가브랜드인 「윙윙」으로 시판해왔으나 내수판매가 급감하면서 올초에는 생산라인 가동률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각종 해외전시회에 참석하고 다양하게 수출활로를 개척한 결과 지난 5월부터는 실주문으로 이어져 일본·유럽 등지의 바이어들과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첫 선적도 이뤄냈다. 여기에 수출주력상품으로 개발한 핸드블렌드로 추가주문을 받아내 올해는 6백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당분간은 수출에만 주력할 계획이다.

 전기보온밥솥 전문업체인 용마전기(대표 마용도)는 지난 93년부터 가전3사 OEM 및 내수판매는 아예 중단하고 수출만 해왔다. 내수부문은 모두 매각, 분사하는 형식으로 정리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개척하면서 수출경험을 축적한 결과 지난해에는 3천만달러라는 수출실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올해들어 인도네시아 상황이 나빠져 수출물량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현재 추진중인 수출지역다각화에 성공하면 연말에는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로나」라는 브랜드로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한 우신전자(대표 유병진)는 석유심지수출에서 시작해 석유히터로 확대해 10년이 넘게 수출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다 90년대 들어서는 소형가전제품을 개발해 가전3사에 OEM공급도 병행해왔으나 최근 물량이 줄면서 다시 수출라인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출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들도 현재의 상황을 낙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체들은 『내수판매가 절반이하로 하락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수출만이 살 길이겠지만 수출은 현지 실정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한시도 안심할 수 없고 더욱이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한 출혈수출도 감수해야 한다』며 『정부의 환율안정에 대한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스스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체 매출비중을 수출 60%, 내수 40% 정도로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며 『수출이 중단될 사태에 대비해 내수판매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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