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가격 하락세 장기화로 관련업계 어려움 심화

 IMF체제와 함께 시작된 부품가격의 하락세가 최근 들어서도 전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부품업체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트랜스포머와·부온도계수(NTC)서미스터 및 온도센서·스위치·스테핑모터·마이크로ATX용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 등 일부 부품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에서 작게는 10%까지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가격하락 폭이 가장 큰 모니터용 부품의 경우 트랜스포머의 가격은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30% 이상 떨어진 이후 하반기 들어서도 공급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업체간 과당경쟁과 세트업체의 저가입찰제를 통한 가격인하 압력이 계속되면서 공급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또 시장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NTC서미스터 및 온도센서의 가격도 업체간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대만산 제품의 수입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품목별로 20∼30% 정도 떨어져 업체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생산설비를 증설, 전체적인 공급물량이 늘고 있는 스위치는 올 들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주력 수출시장인 동남아지역의 수요도 크게 줄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일본 업체들이 엔저에 힘입어 가격인하 경쟁에 나섬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수출가격이 전년 대비 10% 이상 떨어져 일부에서는 출혈경쟁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95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20%씩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FDD용 스테핑모터의 경우에는 올 들어 가격이 작년 말에 비해 10% 이상 하락, 개당 판매가격이 0.8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스테핑모터 업체들의 채산성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FDD 생산업체들이 개당 공급가격을 0.80달러 이하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PC용 SMPS업체들이 향후 주력 제품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마이크로ATX용 SMPS는 올 초까지만 해도 대당 가격이 17∼18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제품가격이 13∼15달러 수준으로 급락해 국내 업체들이 수출확대를 위한 전략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기침체로 부품업체들의 활로모색을 위한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 세트업체들의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갈수록 부품업체들에 가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부품가격의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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