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탈불황 부품유통업체 탐방 (2);승전상사

 승전상사(대표 김홍운)는 지난 1965년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 반도체 유통 전문업체다.

 설립 33주년이라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국내 반도체 유통업계 터줏대감인 이 회사는 매년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IMF체제 이후에도 어려움을 비교적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

 현재 이 회사가 취급하는 부품은 각종 IC와 프로그래머블 로직 디바이스(PLD) 등 1만3천3백80가지나 되고, 이 가운데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품목만 해도 7천5백종이다. 매출비중은 IC류가 가장 높아 전체의 83% 정도를 차지하고 디스크리트류가 10%, 기타 7%를 차지한다.

 승전은 다양한 품목의 재고를 항상 적정량 갖추고 있다.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신속히 부응한다는 회사의 영업목표에 따른 것이다. 이는 『적정 재고 유지가 회사에 부담이 되더라도 고객이 찾는 물건을 신속히 공급해주는 것이 전문 유통업체의 생명』이라는 김홍운 사장의 경영철학과도 맥을 같이한다.

 고객만족 차원에서 취급해온 다양한 종류의 부품과 재고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지금의 승전이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따라서 단골고객도 많다. 현재 사내 전산망에 등록돼 있는 고객 리스트는 7천7백여개 업체. 이 가운데 연평균 1천7백28개 업체는 꾸준히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승전은 지난 86년 현대전자의 메모리 대리점(1호) 계약을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90년대 들어서는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36%에 달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성장가도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김 사장의 남다른 경영방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도체분야는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따라서 『기술적인 지식이 뒷받침된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90년 기술영업을 위한 개발실을 마련했다. 개발실은 각종 신제품에 대한 정보 입수와 함께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업체에 자문을 해주는 한편 중소기업의 경우는 제품개발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이 엔지니어링 영업이 안정되면서 고객만족도도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김 사장의 분석이다.

 현재 현대전자를 비롯해 필립스·밴티스·테믹·히타치·AMD 등과 대리점 또는 총판관계를 맺고 있는 승전상사는 올해 안에 2개의 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추진하는 등 취급품목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15% 늘어난 6천9백만달러로 잡고 있지만, IMF 한파로 인한 시황침체로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수준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하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