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기술지원과장
승강기 사고는 95년 21건, 96년 5건, 97년에 17건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16건이 발생해 귀중한 인명피해를 냈다. 이들 사고는 안전관련 부품을 적기에 교체하지 않는 등 유지관리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승강기는 만들어진 후에 보수를 해가면서 사용해야 하는 기계설비다. 90년 이후 승강기 설치가 급증하면서 많은 보수업체가 생겨났다. 개중에는 기술력이나 보수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도 있을 수 있다. 많은 보수업체가 생기면서 유지보수 용역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되고 급기야는 많은 보수업체들이 가격경쟁으로 치닫게 됐다.
승강기 유지보수 용역의 질은 보통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서비스 상품이며 그 서비스의 영향은 대개 1∼2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보수업체의 유지보수 품질을 일반인이 가름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신뢰성 없고 능력이 부족한 보수업체일지라도 낮은 보수료를 제시해 아파트 관리소 또는 입주자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다.
승강기의 보수는 일반적인 기계장치의 수리를 의미하는 보수(補修)가 아니다. 승강기는 설계·생산·설치에 의해 안전기능 성능이 만들어지며 이는 장기간 사용함에 따라 변하거나 약화된다. 따라서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이 안전기능 성능을 지키고 유지시켜주는 보수(保守)가 필요하다.
승강기 보수업체(保守業體)는 고장이 났을 경우 신속히 수리해 정상운행하도록 해야겠지만 그보다도 정기적으로 고장 또는 고장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 항상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예방점검해 안전기능 성능을 유지시키는 것이 첫째 임무다.
이러한 보수(保守)는 승강기의 성능과 품질을 지킬 뿐 아니라 승강기를 이용하는 승객의 생명까지 지켜주는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승강기의 보수(保守)를 보수(補修)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월 보수료는 낮아지고, 낮아지는 보수료만큼 유지보수 활동내용이 부실해져서 보수(保守)아닌 보수(補修)만 하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보수계약은 부품교체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부담하는 「단순보수계약」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부품교체가 필요한 경우 비용문제로 교체를 늦추거나 소유자에 의해 부품교체의 필요성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인명사고가 일어나거나 승강기의 수명을 단축시켜 훨씬 많은 비용의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선진외국에서는 승강기 보수업체가 예방정비·고장수리뿐 아니라 부품의 교체까지도 책임지는 「책임보수계약」이 대부분이다. 책임보수계약은 승강기의 안전기능 성능을 지키는 데 효과를 발휘하며 문제 발생시의 책임소재도 명백하게 해준다.
우리도 이러한 「책임보수계약」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하겠다. 「책임보수계약」이 당장은 월 보수비가 다소 높아 부담이 되지만 현재의 「단순보수계약」에 의한 위험부담률과 수시로 발생하는 부품교체공사 비용을 고려하면 장기간의 관리비용이 결코 높지만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승강기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는 만큼 평소 승강기에 대해 남의 것이 아닌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GDP 2배 넘는 민간 빚…“금리 인하기, 금융취약성 커져”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7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8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7.5%' 오른다
-
9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10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