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신상호)는 국내 3대 지상파TV 방송국들을 대상으로 「98, 99년도 음악저작물 방송사용료 및 일시적 녹음·녹화사용료」와 관련한 저작권분쟁 조정신청을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제출했다. 특히 일시적 녹음·녹화사용료 징수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일로, 방송 3사의 반발이 거세 그 실현여부에 업계관계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측은 『음악저작물 방송사용료 및 일시적 녹음·녹화사용료 산정 및 합의를 위해 방송 3사 관계자들과 작년 10월 30일 첫 모임을 가진 이래 최근까지 벌인 총 5차례의 공식협상이 답보 및 결렬돼 분쟁 조정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KOMCA는 3대 지상파 방송국들에 97년 방송 총수입(시청료+광고수입)의 0.32%에 해당하는 음악저작물 방송사용료 및 현행 저작권법 제31조 「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녹화」규정에 의거, 각각 2억5천만원(KBS), 1억5천만원(MBC), 7천5백만원(SBS)을 98년도 음악저작물 사용료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KOMCA는 음악저작물 방송사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한 지난 89년 이래 별다른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을 들어 99년부터는 징수비율을 방송 총수입의 0.39%로 조정하는 한편 각각 3억원(KBS), 2억원(MBC), 1억원(SBS)의 일시적 녹음·녹화료를 징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IMF 경제한파로 광고수주량이 급격히 하락한 데다 방송국 자체가 경비절감을 지상과제로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KOMCA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인상요구를 들어주기 힘들다』며 오히려 징수비율을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방송 3사는 『기존에 징수하지 않았던 일시적 녹음·녹화사용료까지 갑작스럽게 추가로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 3사측은 현행 저작권법 제31조 1항에 「방송사업자는 저작물을 스스로의 방송을 위하여 자체수단으로 녹음 또는 녹화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일시적 사용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KOMCA측은 같은 조항에 규정된 「다만 그 저작물 방송권자(권리자)의 의사에 반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전제조건을 일시적 녹음·녹화료 징수 요구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KOMCA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서 적용하는 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녹화료 징수비율은 음악저작물 방송사용료의 11%선인데 반해 KOMCA가 방송 3사에 요구한 일시적 녹음·녹화료의 징수비율은 7∼10%로 낮은 편이다』며 원활한 징수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는 MBC와 SBS의 「분쟁 조정일 연기신청」을 받아들인 상태이고, 지난 4일 있었던 KBS 관련 1차 분쟁조정에서도 특별한 중재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저심위측은 한국방송협회를 통해 방송 3사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보강해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오는 15일 시간대를 나눠 이번 조정신청건에 대한 본격적인 분쟁심의 및 조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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