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컴퓨터게임학회 "창립기념 심포지엄" 주제발표 요지

　게임제작 이론 및 요소기술의 학문적인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산·학·연 협력활동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 아래 최근 발족한 사단법인 한국컴퓨터게임학회(회장 장영달)가 지난 2일 학회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컴퓨터게임산업의 현황과 발전전망」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학계와 업계를 대표해 나온 참석자들의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바람직한 산·학·연 모델-오길록

　산업구조가 장치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전환되는 추세에 따라 소프트웨어 및 게임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두뇌집약적인 게임산업의 특성으로 미루어볼 때 우리나라는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므로 집중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게임산업 특구의 조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게임산업 육성에는 학교·연구소·산업계의 역할분담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연계고리가 중요하므로 첨단 게임개발을 위한 복합 「게임파크(Game Park)」 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게임파크는 우수인력 유치에 유리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먼저 산·학·연 협력 시범모델을 구체화한 다음 지방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연구소와 대학, 그리고 인근에 위락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대전의 엑스포 과학공원은 게임파크를 조성할 만한 좋은 후보지의 하나로 생각된다.

유통·마케팅 선진화-서병문<삼성전자 상무>

　PC게임 유통을 중심으로 볼 때 국내 게임시장의 문제점은 크게 세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체계적인 유통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게임이 소비자에게 도달되기까지 5∼6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나마 판로가 협소해 정상적으로 물량을 소화시키지 못할 경우 총판끼리의 물물교환·덤핑판매·잡지번들 제공 등을 일삼아 유통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

　두번째는 시장규모가 왜소하다는 것이다. 국내 PC게임 시장은 작년에 4백억원을 밑돌았으며 올해는 3백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즉 극소수의 인기대작을 제외하고는 5천카피 이상을 팔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번째는 불법복제·불법유통이 만연해 있는 반면 단속은 턱없이 미미한 실정이다. 영상음반협회처럼 게임업계를 위해서도 불법유통을 감시하는 전담기구를 설립하거나 민간단체나 협회에 단속권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출산업으로서 게임산업-이정근<한겨레정보통신 대표>

　97년 현재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1백30억달러로 추산되며 국내 시장 역시 가정용·업소용을 모두 합쳐 5천5백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게임시장은 가정용 매출만 51억달러로 전년보다 38%나 증가했으며 영화·음반·출판산업을 능가하는 속도로 신장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와 함께 여타 제조업과 달리 게임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투자비에 비해 고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기존 수출전략산업이 원자재를 해외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게임산업은 이러한 부담이 없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수준이 높고 인적 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게임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게임제작기술·인력육성 방안-주정규<숭의여대 교수>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만 만들기는 어렵다. 다양하고 고도의 첨단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게임개발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분야는 아이디어와 시나리오에 대한 창의적인 연구이며, 두번째로는 비디오 게임기 및 아케이드 게임기 플랫폼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에 게임음악분야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관련 전문인력은 현재 1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러한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게임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벤처기업형 게임개발사들이 창업되도록 적극 유도해 관련분야의 우수인력이 게임산업분야로 모여들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실업계 고등학교, 전문대학, 4년제 대학에서 유관학과를 게임제작 및 요소기술을 가르치는 학과로 전환하거나 신설하는 것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리=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