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안된 게임까지 번들로

 게임시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게임잡지사들이 매달 잡지와 함께 제공하는 번들게임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게임잡지사들은 올들어 정식으로 상품화된지 6개월도 안된 게임들을 제공하거나 한 잡지에서 3∼4개 게임을 번들로 제공하는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 미출시 신작게임이 아예 잡지번들로 먼저 등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잡지사들의 번들이나 경품제공은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인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잡지사들의 과열 판촉경쟁과 PC게임 유통시장의 위기가 맞물려 잡지사가 변칙적인 게임 유통경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시되고 있다.

 미국 3DO사의 전투시뮬레이션 게임 「아미맨」의 판권을 도입한 메디아소프트는 이달 하순 정식 출시할 이 작품을 한 게임잡지의 9월호 번들로 제공했다. 정식 발매되었을 때 카피당 3만원대로 예상되는 이 게임을 7천원대의 잡지를 사면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메디아소프트는 『잡지번들로 나오는 것은 영문판으로 한글판이 나오기 전에 제품을 미리 홍보하고 특히 게임가격에 불만이 많은 게이머들을 위한 서비스차원의 「특별판」』이라고 설명하고 『최근 게임을 유통시켜줄 총판을 잡기가 매우 어려워 매월 수만부를 소화시키는 잡지사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했다.

 「아미맨」을 번들로 선택한 잡지사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잡지사 관계자들이 모여 출시된지 1년 이내의 게임과 출시예정작은 번들화하지 않기로 묵약을 했으나 새로운 잡지가 창간되면서 잡지들간에 판촉경쟁이 과열된데다 게임 제작사들이나 총판에서 번들제작을 자청하는 바람에 번들경쟁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출시 예정작까지 게임번들로 먼저 나오는 상황이라면 누가 정식발매일을 기다려 제값을 주고 게임을 사겠느냐』면서 잡지사들과 일부 게임업체들의 행태를 「근시안적인 제살깎기」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염려에도 불구하고 게임잡지시장은 주요 4대 잡지사가 매월 5만∼8만여부를 찍어낼만큼 양적팽창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이달중 1개의 게임잡지가 창간되는 것을 비롯, 연내에 2∼3종의 게임잡지가 새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판로가 막힌 게임업체들과 얽힌 게임 번들 제공 경쟁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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