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한국중심의 아시아 통신시대

양재수 한국통신 전화상품팀장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3차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보통신장관 회의에서 배순훈 정보통신부 장관은 각국 장관들에게 정보통신 「아시아 통신사업자 공동체」와 「인터넷회선 사용료 불균형 시정방안」을 제안해 지지를 얻었다.

 이는 최근 구미 각국의 통신사업자들이 아시아지역으로의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 대한 일종의 아시아 통신보호와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구미 대형업체들에 안방격인 기간통신 서비스를 내줄 위기에 처해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이같은 공동의 인식을 토대로 배 장관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아시아 통신사업자 모임인 MAC회의에서도 이를 문제시해 세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었지만 다소 진통을 겪어왔다.

 현재 이 회의의 데이터.인터넷 프로젝트팀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국통신에서도 KDD 등의 통신사업자 의견을 수렴해 한국통신 마케팅본부가 주관이 돼 국제 인터넷회선 요금 불균형 시정 최종안을 마련, 얼마 전 필리핀 아시아 통신사업자 회의에서 의결된 바 있다.

 세계 정보통신을 아시아 특히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외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 아시아통신국가(ACN) 건설이다. ACN은 마치 유럽 국가들이 경제를 중심으로 하나의 EU 연합국가를 만든 것과 같이 아시아에서는 우선 통신을 중심으로 하나의 ACN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지난 3월 초 태국 MAC총회에서 한국통신이 제안한 아시아인터넷네트워크(AIN) 구축 채택과 아시아 통신사업자 상호간 무정산 인터넷 국제중계 트래픽 보장이었다.

 둘째, 아시아 게이트(Aisa Gate)의 구축이다.

 이미 한국통신이 서버를 확보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www.aphub.net」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한국통신이 중심이 돼 민간광고 유치와 제품홍보, 각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친 정보를 어떤 형태로든 구성해 제공하고 국제 트래픽을 한국 중심으로 유발시키며 차후 전자상거래(EC) 등을 제공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활용이다. 현재 초고속 국가망 공공 인터넷도 전국 80여개 지역에서 접근이 가능하고 아주 싼 기존 구리전화선으로 종합정보통신망(ISDN)이 1백10여개 지역에 깔려 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고속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이와 같은 인프라를 교육DB 구축과 함께 잘 활용하면 사교육비 6조여원을 줄여 고른 정보통신과 교육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 활용이 지방자치시대를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미국측 인터넷 국제회선 불평등요금 개선이다. 대부분 국제 인터넷회선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과의 국제회선 불평등요금을 해소한다면 국제회선 비용, 즉 외화절감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통신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면 「아시아 통신사업자 공동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아시아 통신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보여 우리도 사전에 만반의 준비와 태세를 갖춰 국가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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