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초 미국 컴퓨터업계는 장기불황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컴팩컴퓨터를 비롯해 디지털이퀴프먼트(DEC)^휴렛패커드(HP) 그리고 애플컴퓨터사에 이르기까지 당시 미국 컴퓨터업계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기업체들의 최고경영자가 잇따라 교체되고 「새로운 인물에 의한 새로운 경영」이 추진됐다.
이같은 변화의 물결은 계속 이어져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IBM은 93년 4월 1일, 경영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과감한 개혁정책을 추진해오던 존 에이커스를 도중하차시키고 루이스 거스너를 7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취임 한 달 남짓 만에 불만에 가득찬 주주들과 첫 대면을 가진 거스너 신임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솔직한 태도로 IBM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이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이날 거스너 회장은 『IBM이 안고 있는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컴퓨터업계의 변화를 재빨리 수용하지 못한 데 있다』고 강조해 앞으로 변화와 개혁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거스너 회장은 우선 위기가 왔는데도 이를 절감하지 못하는 조직 내부에 위기감을 확산시키는 일부터 착수했다. 뼈를 깎는 원가절감과 대대적인 인원정리가 단행됐다. 그는 생존체력을 확보한 다음 핵심역량 분야를 엄선하는 「집중과 스피드」 경영으로 밀어붙였다.
거스너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취임 다음해부터 연간 80억 달러의 적자를 낸 회사를 50억 달러 흑자로 돌려놓았다. 불과 35살의 나이에 아멕스 부사장 겸 신용카드 사업부문 사장을 지낸 거스너 회장은 미국 기업사에서 최대의 몰락으로 기록되던 IBM에 최고의 성공 신화라는 또 다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는 IBM을 재차 세계정보산업의 선도기업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IMF한파로 인해 우리의 경제체제는 기업과 정부,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에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체에 주어진 회생과업은 시대적 소명이 되고 있다. 때문에 안목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CEO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거스너 IBM회장 겸 CEO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IBM을 회생시킨 그가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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