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업체들이 또 다시 부품업체에 두자릿수 가격인하압력을 가하고 있어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내수 및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세트업체들은 코일, 콘덴서, 저항기 등 일반 범용부품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10∼20%의 가격인하 요구를 해오고 있어 가뜩이나 수요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업체들은 날로 심해지고 있는 세트업체의 공급가 인하압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부품가 인하압력은 최근 엔저에 따른 국내 세트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상실에 의한 것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하해온 부품업체들은 더 이상 인하할 수 없는 마지노선에 달했다며 세트업체의 부품가 인하압력 요구에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콘덴서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년에는 부품가 인하요구가 분기에 한번씩 이루어지고 한자릿수 인하에 그쳤으나 이제는 거의 매달 인하요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위도 두자릿수가 기본이어서 부품업체들은 피를 말리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부품업체들은 인건비를 줄이거나 값싼 원자재를 구매하는 등 내부적으로 인하압력을 흡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부 부품업체들은 시장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또 인건비나 제조원가를 낮춰 부품을 납품한다고 하더라도 품질관리 소홀과 부실자재 사용에 따른 불량률 증가 및 품질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초 급격한 환율변동에 의해 인하압력에 시달린 부품업체들은 현재 환율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세트업체들이 가격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세트업체들이 무리한 밀어내기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업체 관계자들은 『해외 바이어들이 입찰에 의한 물량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세트업체들은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저가입찰을 시도하고 있다』며 『세트업체들은 부품업체에만 부담을 전가하지말고 자체적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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