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산학협력이 가야할 길

李根永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공학교육을 특성화하고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 공학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학부 4학년 전학생을 대상으로 교수 각 연구실에 배정해 1년 동안 개발, 연구과정에 참여시켜 좀더 전문적인 응용개발 능력을 고취시키고 있다.

물론 학생 스스로가 실험주제를 찾고 개선하고 결과를 정리 및 발표하게 해 학생에게는 특정 분야의 응용능력을 키워주어 자신감을 갖게 함으로써 연구소나 기업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실무교육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첨단기술연수소와 협동으로 여름방학 일부기간 동안 단기 실무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기업과 연계한 교육은 교육방법이 학교에서와는 달리 회사의 첨단장비를 이용한 실습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일반적으로 기술교육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토의식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후의 만족도나 성취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년간의 현장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재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의 실무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된다면 학교는 현장적응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고 기업은 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을 실시하게 돼 필요한 특정 분야의 준비된 인적자원을 미리 교육하고 선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공학은 산업사회에서 상품생산을 통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국가의 경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확대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고급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대학들이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양질의 산업인력들을 배출해야 한다.

그렇지만 공학교육은 타 분야에 비해 특히 실험실습을 위한 시설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확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국가산업의 초석이 되는 공학교육을 위한 시설투자는 마땅히 개인, 국가, 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이루어야 한다. 개인은 전문인이 되기 위한 자신에 대한 투자로, 국가는 산업토대의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기업은 교육의 결과인 전문인을 최종적으로 활용하는 수혜자로서 투자를 소홀이 하면 안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대학재원의 80% 이상이 개인부담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국가는 10% 미만, 기업은 10% 미만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학교육의 3대 투자요소를 교육, 시설, 연구로 구분한다면 바람직한 비율은 개인은 교육비 재원으로 30%, 국가는 시설투자재원으로 30%, 기업은 연구개발비 재원으로 40% 정도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공학교육이 현장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산업체와 대학이 협력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대학은 교과과정에 현장실습을 반영해 적극 권장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기업은 기업내 좋은 실무교육시설을 제공하고 경비를 지원해야 한다. 또 기업내 연수기관에서 인증서를 발급하고 졸업 후 그 기업에 입사하면 우대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공학교육에 현장 중심의 교육을 보완하고 특성화한(준비된) 양질의 인력을 배출할 수 있으며, 기업은 현재와 같이 입시후 장기간의 실무교육을 하지 않아 이것으로 인한 시간과 경비를 크게 절감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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