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해외위성방송" 99년 7월 첫 전파

국제방송교류재단에서 운영하는 케이블 프로그램공급사업자(PP)인 아리랑TV(대표 황규환)가 내년 7월부터 해외위성방송을 시작한다.

아리랑TV는 내년 7월부터 「아시아샛2」나 「팬암샛」 위성을 이용해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지역을 대상으로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시작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해외위성방송사업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아리랑TV는 이번에 확정한 사업계획에서 권역별로 지역사업자를 선정해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실시하려던 기존 방침을 바꿔 직접 해외위성방송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이처럼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지역사업자 선정방식에서 직접 추진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아시아지역 사업자로 선정된 SIS TV(대우, 금호텔레콤, 한국일보 등 컨소시엄)가 지난 6월말까지 「프로그램공급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사업추진 의사를 전혀 표명하지 않음에 따라 아시아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직접 위성방송사업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공공채널의 구조조정문제를 다뤘던 기획예산위원회가 아리랑TV의 해외위성방송사업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아리랑TV가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직접 추진키로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리랑TV측은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아시아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1단계로 내년 7월부터 아시아권을 대상으로 영어방송을 개시하고 2000년부터는 영어와 중국어를 시작으로 다언어방송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어 3단계인 2001년부터는 미주권을 포함한 전세계를 대상으로 영어, 중국어, 일어, 한국어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미주지역의 경우 현지 교포방송사업자와 공존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해외위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주지역 사업자와 공존방안을 모색키로 한 것은 그동안 아리랑TV가 해외위성방송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주지역 교포방송사업자들의 반발이 매우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TV측은 위성방송사업을 위해 올해말까지 한국통신을 통해 아시아샛이나 팬암샛과 위성임차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5월까지 한국통신의 금산지구국을 임차하거나 서초동 본사 건물에 지구국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시아샛을 이용할 경우 스타TV의 통신용중계기 채널을 확보해 스타TV 시청층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으며 팬암샛 이용시는 세계적으로 방송권역을 확대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아시아샛과 팬암샛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위성임차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TV가 서비스할 해외위성방송의 채널 성격은 국가홍보를 위한 종합편성채널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시차 및 프로그램 수급능력을 고려, 동일 프로그램을 1일 3회 방영하되 초기에는 12시간(본방 4시간)을 방송하고 단계적으로 종일방송체제로 전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초기에는 보도, 교양 위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2000년부터는 드라마, 영화 등 오락성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점차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아리랑TV측은 해외위성방송 실시를 위해 초기연도에 인건비, 위성임차비, 마케팅비용 등을 포함해 30억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투자된 방송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어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재원은 국고조달을 원칙으로 하되 국고지원은 1년전에 예산배정 신청을 해야 하므로 국고지원 이전까지는 한국방송광고공사로부터 받기로 했던 미출연 공익자금 3백억원에 대한 이자상당액을 지원받아 방송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부분은 정부측과도 어느 정도 입장조율이 끝났다는 게 아리랑TV측의 설명이다.

아리랑TV측은 초기연도에는 국내 광고주를 대상으로 케이블TV 광고를 위성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2차연도부터는 케이블TV와 별도로 유료광고를 실시할 예정인데 사업실시 5년 후인 2003년에는 26억원 정도의 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면 국내 광고에 대해선 재단이 직접 광고영업을 하거나 광고공사에 판매 의뢰하고 해외광고는 국제광고대행사나 국제 미디어렙(Media Rep)을 활용할 방침이다.

아리랑TV가 내년부터 해외위성방송을 본격 개시하면 시청자들은 DTH(위성직접수신)나 SCN(케이블TV 이용 수신)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수신할 수 있게 된다. 초기연도에는 SCN방식으로 수신하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나 해외위성방송이 정착기에 들어서는 2002년부터는 DTH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게 아리랑TV측의 예측이다.

아리랑TV는 현재 해외위성방송사업을 보다 의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내에 「위성방송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으며 빠른 시일내에 학계, 방송계 등 인사를 중심으로 자문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처럼 아리랑TV가 해외위성방송사업을 본격 개시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위성방송사업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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