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방침이 사실상 굳혀짐에 따라 개방정책의 경제적 득실, 특히 영상산업에 미칠 파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전면 개방보다는 단계적 개방이 유력시되고 단계적 개방의 첫 시기는 내년 1월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문화개방의 시기는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개방의 첫 관문은 영화, 음반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란 자료에 따르면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으로 2002년부터 국내 영상업체들의 수입은 약 5∼6% 정도 감소하기 시작하고 일본 대중문화상품의 시장점유율은 최소 10%에서 최대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정부는 일관된 정책과 개방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며 업계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역으로 시장공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의 주요내용을 산업별로 소개한다.
<편집자>
<비디오>
일본 비디오물이 개방되면 대여, 판매시장 규모는 약 3∼6%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약 10∼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애니메이션이 먼저 개방된 이후 개방될 경우 일본 비디오물의 점유율은 높아지고(15%) 영화, 애니메이션보다 비디오물이 먼저 개방될 경우 일본 비디오물의 점유율은 낮아질 것(10%)으로 보인다. 시장개방 이후 국내업체들의 수입감소 예상액은 약 29억에서 1백억원 정도.
따라서 비디오물시장 개방은 영화시장 개방 이후가 바람직하며 개방시기는 시장안정세가 예상되는 2000년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테이프제작사들에는 시장확대와 장르의 다양화, 비디오방 확산 등에 따른 긍정적 요인이 발생하는 반면 문화, 산업적으로는 일본 유통업체들의 직접 진출과 에로물의 범람이 우려된다.
<음반>
일본 음반산업은 싱글음반 1천1억엔, 앨범 2천8백8억엔 등 총 3천8백9억엔에 이르고 있다. 포크&록계열이 시장을 주도(70%)하고 있으며 팝시장 규모는 전체의 10∼20% 정도. 일본 음반이 국내에 유입되면 국내 음반시장규모는 4∼8%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음반의 점유율은 5∼10%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음반, 공연, 저작권분야가 동시에 개방되면 8%의 시장확대 효과가 예상되며 음반시장 개방이 선행될 경우는 4% 정도가 예상된다. 국내 음반시장 잠식률은 전자의 경우는 10%, 후자의 경우는 5% 정도가 예상돼 국내 음반의 점유율도 각각 6%와 3%가 줄어들 전망이다.
개방시기는 99년초로 예상되며 공연, 저작권분야를 동시에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여진다. 긍정적 요인은 저작권분야의 정착과 방송PD들의 비리관행 제거, 다양한 마케팅기법 정착 등이 꼽히며 부정적인 요소로는 표절의 어려움과 라이브력의 부족 등이 꼽힌다. 시장개방을 계기로 상업적인 스타시스템 구축과 저작권 개념의 도입을 통한 질서확립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애니메이션>
한국 영화시장의 7∼1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영화, 미국영화보다는 유럽, 홍콩영화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수입감소에도 영향을 미쳐 적게는 40억에서 많게는 1백억원의 흥행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개방의 시기는 논란이 일 수 있지만 98년말이나 99년초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첫해에는 개방의 충격이 있겠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극영화의 유입은 시장원리에 맡기는 게 현실적이다. 양국 합작영화를 먼저 유입시키고 극영화에 대한 개방방안이 합리적이나 현실적이지 못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시장 규모는 약 1천3백억∼1천5백억엔 정도.
이미 상당부문 개방돼 있어 잠재적 피해만이 예상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60∼70억원의 시장형성이 전망되고 월트디즈니와의 선점경쟁이 예상된다. 또 비디오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0% 정도 더 높아지며 TV시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애니메이션산업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99년초에 영화시장과 동시에 개방하는 것이 적합하다.
시장개방을 계기로 정부의 지원책을 정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TV물부터 점차적으로 육성해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 특히 프리프로덕션 및 포스트프로덕션, 그리고 마케팅전문가를 서둘러 육성해야 할 것이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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