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SO 전송망 "비상"

한전의 케이블TV 전송망 사업 중단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2차 지역 케이블SO(종합유선방송국)들이 전송망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차 SO들 가운데 일부는 새방송법 통과전에라도 자가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욕를 보이고 있으며 매입한 중계유선망을 통해 프로그램을 송출하거나 중계유선사업자와 전략 제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등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SO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송망 비상대책은 해당지역 중계유선사업자와의 제휴 또는 갈등관계, 한전, 한국통신 등 전송망사업자의 협조 정도, 현행법의 준수여부 등의 요인에 따라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일산, 화정, 행신지구 등 대단위 아파트 지역을 방송구역으로 허가받은 케이블TV 경기방송의 경우 허가권 획득 당시 다른 SO보다 훨씬 유리한 지역적 여건 때문에 사업성이 유망한 것으로 인식됐으나 현재는 한전의 전송망 사업중단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여 있다. 이 와중에서 고양지역 중계유선사업자가 일산 신도시 지역에 적극 진출하고 있어 어느때보다도 위기의식이 고조되어 있다.

한전이 일산지역에 설치한 전송망은 ONU(광접속장비)기준으로 아파트 단지 2곳에 불과하다. 현재 경기방송이 인수한 파주지역의 중계유선 2만 가구와 헤드엔드 수준에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나 별로 진척된 것이 없다. 그나마 이번 파주지역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로 1천여 가구에 달하는 중계유선 선로가 유실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기방송측은 전송망 비상 대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우선 한전으로부터 전송망 구축에 관한 위탁계약을 맺어 자체적으로 망을 포설하는 방안, 한전과 한국통신의 관로를 이용하는 방안, LMDS(지역간 다채널분배서비스)용 시험주파수를 할당받아 무선망을 구축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SO가 전송망을 가질 수 없는데다 한전이나 한국통신 등과의 협조관계도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지난달 개국한 2차 SO인 기남방송(평택, 안성, 이천, 용인)의 경우는 평택지역에 자체 중계유선망을 확보하고 있는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남방송측은 그동안 한전에 전송망포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무산되자 일단 자체전송망인 중계유선망을 활용해 평택 지역을 대상으로 29개 채널을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을 제외한 안성, 용인, 이천 등의 지역에 대해선 별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기남방송측은 평택 이외의 지역에 대해 한전에서 계속 전송망을 포설해주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 중계유선사업자와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들 중계유선사업자와 전략적으로 제휴할 경우 중계의 전송망을 이용하고 일부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올 초 개국한 2차 SO인 울산케이블TV는 전송망 확보를 위해 한전이 포설한 간선구간에 동축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대략 5천세대에 달하는 지역에 대해 전송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울산케이블은 이와 함께 한전측에 전송망 투자의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과 제휴해 하나로통신이 현재 구축중인 광통신망을 케이블TV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 아파트지역은 케이블TV 단독배선이 아니라 아파트 공시청 시설(MATV)을 통해 PP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등 응급책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한빛방송(광명, 안산, 시흥)은 현재 안산지역에 7개의 ONU를 확보하고 있으나 아직 불충분한 상태다. 최근 자체적으로 광명지역에 확보하고 있는 5만가구의 중계유선 선로에 대해 관리권을 한전측에 주는 조건으로 PP프로그램을 송출하기 시작하면서 가입자가 다소 증가했다.

영동방송(강릉, 동해, 속초등) 역시 일부 중계유선을 인수하고 자가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해당지역 중계유선사업자들이 SO의 자가망 구축을 이유로 반발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정보통신부측도 SO가 사업목적으로 자가망을 가질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의 2차 SO들이 매입한 중계유선을 통해 PP프로그램 송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중계유선사업자와 공조방안을 모색하거나 자체망 구축을 검토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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