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무인감시카메라

사람과 로봇의 전쟁. 로봇이 사람을 지배하고 부리는 사회.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볼 수 있던 상상의 세계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가전, 자동차 등 대량생산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나 우주, 해저탐사 등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물론 최근 들어 미세한 감각을 필요로 하는 의료 분야에서도 초소형 로봇이 활용되는 등 로봇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특히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그 가운데 도로 곳곳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의 경우 운전자를 감시, 감독하는 등 마치 사람을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난 1년간 경찰이 설치한 무인감시카메라에 적발된 운전자는 50만명. 이들에게 부과된 범칙금은 3백억원을 웃돈다. 또 감시카메라 설치지점 앞뒤 1㎞ 구간의 경우 교통사고가 건수로는 28%, 사망자는 60%나 줄었다니 감시카메라가 운전자에게 두려운 존재임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이처럼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인지 일부 교통관계자들은 위반차량을 적발한 후 차적조회를 거쳐 1분 만에 고지서를 발부하는 무인 속도감시카메라가 엉망진창인 교통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구세주」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밤낮으로 과속차량에 시달려 왔던 국도 옆 주민들의 무인감시카메라 설치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 경찰은 현재 1백50여대인 감시카메라를 오는 2002년까지 7천7백대로 늘릴 계획이다. 시내 곳곳은 물론 고속도로와 국도 10㎞에 한 대씩 카메라를 설치해 과속은 물론이고 버스전용차로 끼어들기, 신호위반 등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기계만 늘린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능력이 없는 기계의 오판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각각인 지방치단자체와 경찰청의 운영체제도 개선해야 하며 수익금 및 수집정보의 활용방안 등을 모색한 후 감시카메라 보급확산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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