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21)

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

『시스템통합(SI)업계가 현재 처한 상황은 불황기라기보다는 대변혁기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불황기는 어느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좋아지지만 변혁기에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이같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사가 가장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 그것에 모든 경영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포스코 계열의 SI업체로 출발한 포스테이타(주)는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구조조정의 바람과 관련해 「무풍지대」로 꼽힌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97년 초 포스데이타의 사령탑을 맡아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지은 김광호 사장은 핵심역량을 철강 및 제조 부문으로 집중시켜 내실경영체제를 확립했다.

『고성장을 구가하며 팽창 일변도의 사업전략이 판치던 당시 SI업계의 분위기에서 레이저빔프린터(LBP), PC, 국제팩스사업 등 외형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사업들에 대한 과감한 철수는 이색적인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같은 경영혁신은 남보다 한발 앞서 여력이 있을 때 해야지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같은 핵심역량 경영에 대한 믿음은 포스데이타를 철강 및 제조부문 SI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게 하는 원동력이 됐으며 국내 SI업계의 발전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 IMF체제를 맞아 대부분의 SI업체들이 인원감축과 사업철수 등 구조조정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데이타의 경영방식이 빛을 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김 사장은 아직도 핵심역량 강화작업을 위해 경영전략 부문과 기술력강화 부문, 사업전략 부문 등 전직원이 참여하는 3개 분과위원회를 구성, 분야별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매달 진척상황에 대해 정밀 검증을 거치고 있다.

『핵심역량을 집중시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정관념보다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갖춘 「프로페셔널 화이트칼라」가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이에 따라 우선 가시적인 조치로 SI산업의 특성에 맞게 기술연구소의 경우 복장과 출퇴근을 자율에 맡겼고 영업직도 이제 출퇴근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은 채 영업현황 및 결과에 대한 보고체제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기술사 양성과정, 컨설턴트 양성과정 등을 교육센터내에 개설, 인력 고도화 작업도 착실히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전사적인 워크숍을 통해 직원들의 불만 및 건의 사항에 대한 의견수렴도 실시했다. 여기서 취합된 의견들을 향후 경영에 적극 반영한다는 김 사장의 생각에서다.

이같은 활동은 바로 경영성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SI업체들이 상반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고 하반기에 가서 이를 만회하는 상황인 데 반해 포스데이타는 이미 상반기에 올 순익목표의 절반 이상인 15억원을 달성했다. 내실경영 기조가 확실한 자리잡았음은 대내외에 보여준 셈이다.

『기술개발은 핵심역량체체 확립의 기반요소입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철강분야 패키지인 「스틸피아」를 비롯해 객체지향방법론, SW제작 자동화 툴, 디지털 영상감시시스템 등을 추진반을 구성, 현재 개발을 추진중입니다. 포스데이타가 일본의 신일본제철, 가와사키제철, 호주의 BHP 등 유수 해외 선진기업을 제치고 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기술우위가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김 사장은 어렵다고 해서 기술투자를 소홀히 하게 되면 더욱 어려워지며 이럴 때일수록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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