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운 라스텔 사장
오디오와 영상을 결합한 AV시스템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요즘 들어 극장이나 공연장에서처럼 일반가정에서도 생생한 현장감을 만끽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영상 속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3차원(3D) 입체음향 처리가 필수적인 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3차원 입체음향은 크게 스피커 2개를 이용한 2채널 방식과 여러 개를 이용한 다채널 방식으로 나뉘어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2채널 방식은 기존 스테레오 오디오를 그대로 이용하므로 저렴하게 구현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에 입체음향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 서라운드시스템(SRS), 스페셜라이저(Specializer), 3D포닉(Phonic), 큐사운드(Q-Sound) 등의 외국 기술과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3S, RSF(Royal Sound Field) 등이 대표적인 2채널 구현방식이다.
다채널의 경우 설치장소와 비용 문제가 있지만 효과 면에서는 2채널 방식을 크게 압도한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는 예로는 돌비프로로직, 디지털시어터시스템(DTS), 돌비디지털(AC3), MPEG2, THX 등을 꼽을 수 있다.
입체음향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거리감, 공간감, 방향감, 확산감 네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사실 이를 모두 최상으로 만족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 많은 국가의 음향연구소에서는 이를 구현하고자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입체음향을 단지 하나의 기술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음악은 그 나라의 문화와 지역 정서에 의해 각각 그 고유의 특징을 담고 있다. 따라서 자기 나라의 음악을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입체음향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입체음향에 대한 연구토대가 아직까지 미흡한 탓에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국의 입체음향 방식을 도입해 각종 음향 및 영상기기를 만들고 있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국내 순수 입체음향 기술인 3S나 RSF 등을 채용하는 업체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힘입어 몇몇 연구소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외국에서 유입된 입체음향 기술을 답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우리 정서에 맞는 자체 기술을 개발, 국내에 보급확산하는 것은 물론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몇몇 업체들의 이러한 노력만으로 국산 입체음향 기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입체음향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다른 나라의 그것과 어울리는 입체음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의 협조와 노력이 요구된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는 입체음향에 대한 관심을 음악효과나 영상효과로만 국한하지 말고 문화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업 및 연구소들도 외국의 입체음향 기술을 그대로 답습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의 문화를 번영시키고 영상 및 음향기기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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