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전자화폐

화폐의 기원은 곡물, 옷감, 금, 은 등 현물화폐에 있다. 역사가들은 이때를 기원전 3000년 경으로 추측한다. 현물화폐를 시작으로 조개, 구리로 만든 화폐에 이어 금속화폐가 쓰이기 시작했고 서기 1000년경 중국 송나라에서는 지폐가 처음으로 발행됐다. 그리고 나서 다시 1천년이 지난 지금 즉, 인류의 경제생활이 시작된 지 5천년만에 기존의 화폐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전자화폐(일렉트로닉 머니)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 보급확산 등 전자상거래 환경의 성숙과 함께 등장한 전자화폐는 지금까지의 화폐와는 다르다. 금전을 주고받을 필요없이 명함 만한 카드에 반도체 칩을 내장, 쇼핑은 물론 각종 신용거래 등 경제활동을 수반하는 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전자화폐는 휴대가 편리한 것은 물론 막대한 화폐 제작비용을 줄일 수 있고 현금 수송과 보관에 드는 비용이나 분실, 도난의 위험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입출금시 통장이나 도장을 소지할 필요가 없고 청구서나 송금의뢰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므로 신속한 금전처리를 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전자화폐로 처음 유통된 것은 지난 95년 영국 웨스트민스터은행과 브리티시텔레컴(BT)이 공동으로 제작한 「몬덱스 시스템」이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에서 전자화폐를 개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전자화폐는 크게 IC카드형과 네트워크형으로 나눌 수 있다. IC카드형은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띠 대신 IC를 내장한 제품으로 기억용량이 크다. 불휘발성 메모리로 만들어져 재충전 이후 10만회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며 조회단말기 가격도 마그네틱카드에 비해 저렴해 경제성도 높다. MPU 외에 칩 작동시스템, 보안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어 연산처리와 자료변환 등 고도의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위조, 변조가 불가능해 안전성과 보안성이 높다.

특히 카드 내부에 입력된 비밀키와 암호 알고리듬을 이용해 오프라인으로도 카드와 단말기간 상호인증이 가능하며 분실에 대비, 비밀번호가 일정 횟수 이상 일치하지 않으면 자동 잠김장치가 작동된다. 몬덱스와 비자캐시가 여기에 속한다.

네트워크형은 인터넷상의 가상은행이나 거래은행과 접속한 PC에 전자화폐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중통신망을 통해 대금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최근 전자상거래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형이 더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이캐시와 미국의 사이버캐시가 여기에 속한다.

앞으로 전자화폐는 결국 이 두 시스템을 축으로 발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대금결제는 아직 완전 자동화하지 못해 전화나 팩시밀리를 이용하기도 하고 신용카드를 이용해 대금을 지불하도록 알려주면 대금지불 처리를 반자동화해 처리하기도 하는데 이런 방식이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실용화를 이끌어 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완전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고객의 주문요구가 있을 때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금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보안성이다. 관련 업계는 현재 인터넷이 안고 있는 최대의 문제인 카드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정보누출에 대비, 보안상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일반화된 암호화 방법은 비밀키와 공개키를 이용하는 방법. DES와 RSA로 대표되는 이들 두 방법은 각각 처리비용과 속도면에서 단점이 있어 현재는 양자를 적절히 결합한 방법이 이용된다.

즉, DES키로 메시지를 암호화한 후 이를 다시 RSA로 암호화한 디지털 봉투에 넣어 더욱 안전한 형태로 전송하는 것이다.

이밖에 거래 상대방을 확인하기 위한 전자서명, 디지털 인증, 3자 침입을 막는 방화벽 구축, 데이터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보안프로토콜 등 보안장치가 있다.

하지만 이들 사항이 해결됐다고 전자상거래를 위한 모든 보안요소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위의 사항들은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기본 요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실용화를 위해서는 이밖에도 상거래 서버시스템 방어대책, 상점 서버의 보안성 확보, 지불게이트웨이의 거래 처리내용 보안과 인증서버 보안 등 완벽하고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하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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