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세계 통신시장의 새 질서

세계 통신서비스 시장은 90년대 후반 들면서 거센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통신과 방송, 컴퓨터의 융합은 인터넷의 급속한 확대와 맞물려 정보통신 분야에 새로운 질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상용화하고 있는 인터넷폰은 이미 기존 국제전화사업자를 위협하고 있으며 인터넷방송도 케이블TV 등 기존 방송사업자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정통신의 보완적인 관계로 등장했던 휴대전화, PCS 등의 이동전화도 급속한 기술발전에 힘입어 이미 고정통신사업자의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가고 있다. 국내에도 세계시장의 흐름이 이미 깊숙이 침투해온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토록 하는, 즉 사업자 중심이었던 시장구조를 사용자 위주로 급속히 변화하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97년 2월에 타결된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협상은 전화시장의 개방은 물론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참여확대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경 구분에 따른 국내 업체끼리의 나눠먹기식 시장구도가 혼돈의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도 이제 서비스간 융합, 시장개방, 이용자의 글로벌화라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통신서비스 경쟁전략을 앞으로 한 국가 또는 특정지역 내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세계적 시각을 가지고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AT&T와 영국의 BT는 지난 7월 말 10억 달러 규모의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이어서 미국의 벨애틀랜틱과 GTE는 5백50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승인했다. 「적과의 동침」이랄 수 있는 이같은 일련의 대표적인 사건은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들도 전세계적인 차원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세계 통신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데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최대 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의 세계 경쟁력은 10위권에 불과하다. 세계 통신시장의 질서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의 통신사업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확하다. 말만 앞서지 말고 하루빨리 행동에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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