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음성인식 자동차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인간의 영지(靈智)를 따라갈 동물이 지구상에는 없다는 뜻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가장 중요한 인자는 아마도 생각을 말로 옮길수 있는 언어능력일 게다. 개가 짖거나 새가 노래하거나 돌고래가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두고 말을 한다고는 안한다.

그 많은 동물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의 말을 컴퓨터에 접목시키는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사람과 대화하는 음성인식기술이 우리의 생활에 조금씩 가까이 오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말로 거는 이동전화기도 초보적인 음성인식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사용영역을 특화하고 사용언어를 제한할 경우 많은 부분에서 음성인식기술의 덕을 볼 수 있다.

가전제품을 비교적 간단한 명령어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기술수준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능을 제한해서 인식률을 높이면 음성으로 작동되는 제품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광운대 김순협 교수팀(컴퓨터공학과)는 최근 기아자동차 기술센터와 공동으로 1년2개월의 연구 끝에 사람의 목소리로 에어컨, 라디오, 창문, 비상등, 와이퍼 등 차량내 각종 편의장치를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음성인식 자동차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실용화한다는 보도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미리 입력해 둔 특정인의 목소리만을 인식하는 기존 음성인식시스템과 달리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는 물론 최고 시속 1백㎞의 주행상태에서도 음성을 인식해 차량의 각종 편의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진일보한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음성인식 기술은 세계 최고의 컴퓨터가 3천 단어 정도를 자유롭게 인식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사람의 일상대화를 알아듣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컴퓨터가 대화형 언어를 알아듣는 것은 일러야 2010년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은 음성인식 기능이 장착된 첨단 자동차라 할지라도 제한된 명령어와 문법을 사용해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성인식 기술이 자동차 운전시스템에 적용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말로 달리는 지능형 자동차가 선보일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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