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정보산업은 지난해 전체 제조업 생산의 22%, 고용의 17%, 총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성장주도산업으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자, 정보산업의 이같은 위상제고에 대해 통계당국의 자료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난 90년 이후 비약적인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다.
전자, 정보통신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산업이자 첨단 수출산업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야 한다. 특히 다가오는 21세기 정보사회를 선도하는 핵심 산업으로서의 기능과 책무는 더욱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선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결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올 들어 전자,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제품의 수출이 올 들어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국이 집계한 올 상반기 전자제품 수출실적은 1백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4백82억 달러까지 수출확대가 예상되던 전자제품 수출은 몇 차례의 하향조정을 거쳐 확정한 전망치 4백42억 달러는 물론 4백30억 달러의 달성도 힘겨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계당국과 관련업계가 이같은 수출부진 상황을 「위기국면」으로 보고 최근 위기극복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대응자세로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전자제품 수출이 부진한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미국, EU 등 선진국들의 수입규제를 우선 지적할 수 있는데 이같은 수입규제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 동남아 각국이 겪고 있는 외환위기도 악재다. 주력제품의 수출단가가 작년 말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 연유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고정밀부품의 개발 저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나 내수시장 침체, 업계의 자금난, 유통시장 개방 그리고 대기업의 구조조정 등은 기업활동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최근 환율이 1천2백원대로 크게 떨어지자 일부 품목의 경우 이미 적자수출에 빠져들고 있으며 또 구조조정이나 국내외 기업간 전략적인 제휴가 한창 모색중인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채산성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전자, 정보산업의 수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또 이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과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는 것을 참고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본지 보도에 따르면 PCB장비업체나 전자악기업체, 키보드업체, RF부품업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 등 많은 부문의 전문업체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계기로 자가브랜드의 수출에 성공하거나 제품생산 노하우 등 기술수출로 위기를 극복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 성공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위기극복을 위해선 기술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경영체제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것은 극심한 내수불황 타개와 수출업계의 자금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 개선조치다. 또 개별업체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개척한 해외시장에서 동종 업체간의 덤핑경쟁을 방지하고 나아가 시장 및 가격정보의 교환 등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부품의 공동개발, 특히 전자부품의 표준화, 공용화 등은 원가절감 차원에서 더욱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전자, 정보통신산업은 이제 당면해 있는 현 국가경제 위기국면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선도산업으로서 기능과 책무를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정부당국이나 관련업계 모두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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