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가상교육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큰 의미는 지금까지 공급자 위주로 진행돼 왔던 교육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놓는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들은 강의 즉시 학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되므로 대면교육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자료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죠.』
성균관대 황대준 교수(44)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사이버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이버교육 전문가. 정부가 추진하는 가상대학법제정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려대, 성균관대 등 12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열린사이버대학(OCU)」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96년에는 교육부의 의뢰를 받아 「가상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연구」의 정책연구책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실제 생활에서도 가상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주일에 두세 시간은 강의실로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는 대신 원격강의를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 바쁜 대내외 업무 때문에 수원에 있는 자연과학대 캠퍼스까지 가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상교육이 대면교육 못잖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상교육에 대해 말하지만 정작 가상교육의 올바른 모델은 아직 정립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가상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교수는 물론 학생들도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처럼 가상대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황 교수지만 그의 전공은 가상대학과는 다소 거리가 먼 컴퓨터 구조와 병렬처리분야다. 지난 90년 연암재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 MIT대학의 교환교수로 일하면서 황 교수는 분산컴퓨터를 이용한 멀티미디어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바로 분산멀티미디어 네트워크에서 양방향 통신을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플랫폼인 「두레(Doorea)」다. 이 시스템은 네트워크를 이용한 원격작업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격서비스의 핵심 엔진. 황 교수는 이 엔진의 개발을 계기로 「상호참여형 멀티미디어 응용개발환경에서의 세션관리시스템 및 그 방법」 등 모두 13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두레의 성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원격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격교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요.』
현재 두레는 성능개선을 거듭해 3.0버전까지 나와 있다. 황 교수는 앞으로 이 엔진을 발전시켜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에 벤처회사를 설립했으며 조만간 미국에도 현지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외에도 황 교수는 성균관대의 모든 정보통신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보통신처장으로 학내 종합정보시스템인 「셰어(Share)」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강의와 연구라는 교수의 기본임무는 물론 학내정보화와 가상대학 추진, 벤처기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활동범위를 끊임없이 넓혀가는 황대준 교수. 그의 다음 행보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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