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VCR업계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계속된 신장률 둔화로 가라앉았던 VCR의 수요가 지난 4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회복은 6월과 7월에 걸쳐 열린 프랑스 월드컵 특수에 힘입은 바도 크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일본 VCR업체들의 신제품 개발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VCR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VCR의 기능은 고화질 제품에서부터 기기를 사용하는 데 편리한 최첨단 기능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이다.
특히 VCR는 보급기종의 경우 전자상가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1만엔대까지 내려간 상황이어서 최근에는 제품단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고급 기종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구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빅터(JVC)는 일반 VHS 비디오테이프에 S-VHS급의 고화질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S-VHS ET」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이 기술을 탑재한 VCR인 「HR-V100」을 지난 6월초에 선보였다. 이 VCR는 새로 개발한 고해상도 기록방식과 헤드, 프리앰프 등으로 구성함으로써 일반 테이프에 비해 최대 1.6배에 달하는 영상을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해상도는 일반 VHS방식(2백40선)에 비해 훨씬 높은 4백선대로 향상됐다.
S-VHS 테이프는 고화질 녹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는 일반 VHS 테이프와 달리 편의점 등에서는 구하기 힘들고 가격도 VHS방식에 비해 1.5∼2배 가량 비쌀 뿐 아니라 S-VHS방식 자체의 인지도도 낮아 SVHS ET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VCR 데크는 물론 테이프의 판매도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JVC의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VHS 테이프로도 고화질 녹화를 할 수 있도록 해 S-VHS방식 VCR의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쓰비시전기도 JVC가 개발한 S-VHS ET기술을 탑재한 VCR를 선보이기로 하고 있어 앞으로는 S-VHS ET기술을 탑재한 VCR의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한편 VCR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은 녹화할 때는 휘도신호와 색신호를 분리해 기록하고 재생할 때는 이들 신호에서 노이즈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소니는 「트리플 노이즈 캔슬러」, 샤프는 「3차원 디지털 노이즈 리덕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VCR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고화질 기능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샤프가 광고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감마」기능이다. 이 기능은 원래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에 채택하는 기술이었으나 이를 VCR의 고급 기종인 「VC-ES100B」에 적용했다.
디지털 감마기능은 밝은 화면 부분의 휘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두운 화면 부분의 휘도를 끌어올려 화면의 밝기를 안정되게 해주는 기능으로, 사용자가 캠코더로 녹화한 영상을 재생할 때 역광 등의 원인으로 피사체가 어둡게 보일 때 화면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 조작성 면에서는 테이프의 되감기나 빨리감기 속도의 고속화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일부 고급 기종은 업계에서 가장 빠른 4백배에 달한다. 통상 1백20분짜리 테이프를 되감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65초로 단축한 것이다. 마쓰시타가 최근 선보인 제품도 되감기 속도가 3백60배속에 달하는 등 고속화 기능이 VCR의 큰 조류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테이프를 재생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는 히타치제작소의 「테이프 내비」기능이 돋보인다. 이 기능은 녹화와 동시에 테이프에 기록된 프로그램 정보를 화면에 표시해 화면 상에서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그 프로그램의 첫 부분을 찾아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또 영상과 음성을 2배속으로 재생할 수 있는 산요전기의 「시단(時短)비디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연속극을 녹화해 보는 사람들을 겨냥해 선보인 기능도 있다. 도시바의 「연속드라마 자동예약」기능이 그것인데, 이 기능은 연속드라마를 녹화하고 싶을 때 버튼만 누르면 테이프 상에서 전에 녹화한 프로그램의 시간과 채널을 검색해 자동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에는 전화로 예약녹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비롯해 통신위성(CS) 디지털방송 튜너와 연계해 예약녹화할 수 있는 기능, 광고를 빼고 프로그램만 녹화하는 기능 등이 업체별로 개발되고 있어 VCR의 기능을 잘만 활용하면 방송매체를 통한 유익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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