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만화와 과학의 만남

만화와 과학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동안 일부 만화가들에 의해 과학기술이 작품의 소재로 활용되긴 했으나 과학자와 만화가들 간의 이러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

만화는 원래 인간의 창의력과 무한한 상상력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래서 이것이 보여주는 세계는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주조된 환상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 누구라도 편견없이 만화에 다가서기만 한다면 만화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만화의 특징이다.

과학은 만화와 달리 이제까지 아무도 반증하지 못한 확고한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한 보편성과 객관성이 요청되는 지식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만화는 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같다.

일본에 데즈카 오사무(手塚治忠)라는 유명한 만화가가 있었다. 그는 다음 세대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철인 아톰」이라는 만화를 그렸다. 이것은 일본 청소년들로 하여금 로봇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결국에는 일본이 로봇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국가로 부상할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요즘 사무자동화용 기기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팩시밀리나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도 만화에서 처음으로 등장해 나중에 상품화됐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볼 때 최근 한국과학문화재단이 대학과학문화센터에 한국만화가협회 회원 30명을 초청, 「과학과 만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만화가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만화작품에 과학기술의 소재가 널리 활용되도록 하자는게 목적이었다. 처음이긴 하지만 이번 과학자와 만화가들의 만남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만화가는 나름대로 과학기술을 소재로 질 높은 만화를 그리는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데 큰 힘이 됐다.

과학문화재단과 한국만화가협회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앞으로 과학기술 소재가 만화에 더욱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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