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내셔널세미컨덕터(NS) 등 호환칩 업체들이 인텔에 강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예전처럼 자사칩을 인텔칩 출시 시기와 최대한 근접시켜 가격을 무기로 경쟁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텔의 전략과는 차별되는 독자 로드맵을 전개하는 등 인텔 따라잡기에서 홀로서기로 바뀌고 있다.
AMD는 지난 20일(한국시각) 모토롤러와 향후 7년간 상호 기술을 공유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AMD가 모토롤러로부터 받기로 한 기술은 구리칩 기술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처리속도를 높이고 제품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AMD는 이 기술을 자사의 차세대 CPU인 K7에 적용, 내년에는 기존 알루미늄 재질의 K7를 선보인 후 2000년부터 구리칩 기술을 적용,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제조공정에서 대량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AMD측은 구리칩 기술을 적용할 경우 2000년에는 인텔보다 앞서 1㎓의 클록주파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리칩 기술과 관련 인텔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사이릭스를 인수한 NS는 자사의 강점인 아날로그 기술을 바탕으로 「PC온어칩」을 개발, 지난해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저가 PC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PC온어칩은 사이릭스의 보급형 CPU인 미디어GX 코어에다가 10종 이상의 주변 IC를 집적시켜 5백달러 미만에도 PC제조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초저가 CPU로 내년 중반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NS측은 이 제품은 아날로그 기술이 바탕이 돼야 하기때문에 NS만이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PC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 등 일부 PC기능이 추가되고 있는 정보단말기 제품도 적극 공략해 인텔이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호환칩 업체들이 인텔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인텔 따라잡기의 한계를 여실히 절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MD는 올해 이미 1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고 NS도 5월로 마감되는 3분기 손실이 6천9백만달러에 이르는 등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CPU사업과 전세계적인 반도체산업의 불황요인이 합해져 커다란 손실을 봤다.
물론 인텔도 지난해에 비해 급격한 순익감소를 겪었지만 매출액은 큰 차이가 없고 올해 매출 총이익률은 52%로 예상되는 등 초일류회사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또 클록스피드도 인텔이 현재 4백50㎒ 제품까지 선보이는데 비해 호환칩 업체들은 아직 3백㎒ 초반 제품을 최근에야 출시하기 시작해 기술력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MD는 클록스피드로, NS는 통합칩으로 인텔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 먹혀들어 갈지가 IT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 따라잡기로는 수익과 매출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라며 『인텔이라는 거인의 덩치 때문에 시도못한 분야를 미리 선점하는 것이 위험 요소를 안고는 있지만 인텔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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