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내 건전지업계에 기업 인수, 합병(M&A)과 관련된 출처조차 불분명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건전지업계에서 나돌고 있는 풍문의 내용을 보면 우선 「외국 유력 건전지업체가 국내 유력 건전지업체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로부터 시작해 「국내 모 건전지업체가 외국 자본 유치를 추진중이다」 혹은 「모 업체가 국내 건전지 판권과 브랜드를 외국업체에 넘겨준다」는 등 국내 건전지업체와 외국 건전지업체간의 전략적 제휴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소문과 관련, 해당 업체들은 일면 부인하면서도 일면 가능성도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어 건전지업계의 M&A설은 갈수록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외국 건전지업체가 내달경 국내 유명 건전지업체를 1억달러 상당에 국내 판권과 브랜드를 매입할 것이라는 제법 구체적인 내용까지 유포되고 있다.
국내 유력 건전지업체의 사장은 『자사와 관련된 여러가지 루머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이들 소문은 대부분은 특정 업체가 국내 건전지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시키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도 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외국 건전지업체의 공식 입장은 현재 국내 건전지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 그러나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국내 모 건전지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이 현실화한다면 국내 건전지 시장구도에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지난 수십년간 국내 건전지시장을 주도해온 건전지업체들이 모두 외국업체에 넘어가 사실상 국내 건전지산업 기반은 붕괴되고 국내 업체는 외국 건전지업체의 단순하청 생산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양대 건전지업체 중에 하나였던 서통이 미국 건전지업체인 듀라셀에 국내 판권 및 브랜드를 넘겨줘 업계에 충격을 던져준 사례가 있어 최근 시중에 나돌고 있는 국내 전지업체와 외국 전지업체간의 M&A설은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인해 그동안 순조롭게 국내 건전지시장을 잠식해온 외국 건전지업체들이 국내 시장공략에 차질이 빚고 있는 현 시점에서 M&A를 통한 국내 건전지시장 잠식은 외국 건전지업체에 매력적인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IMF 이후 외산 건전지는 가격은 약 30% 정도 인상되는 요인을 안고 있는 반면 국산 건전지의 가격은 오히려 더욱 떨어져 외산과 국산 건전지의 가격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최대 건전지업체인 로케트전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7%대에서 올 상반기에는 50%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졌고 서통 브랜드와 자가 브랜드 건전지를 함께 공급하는 듀라셀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와 엇비슷한 30%대에서 머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다만 듀라셀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서통 브랜드 건전지 판매고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건전지시장이 1천7백억원대에 달하고 오는 2000년에는 2천억원을 상회하는 등 나름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여 외국 건전지업체의 국내 업체 인수는 변수라기보다는 상수적 요소가 강하고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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