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Y2k문제 심각
「오는 2000년에는 반도체 과잉공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것은 반도체업체가 바라는 수요와 공급 균형을 통해서가 아니라 반도체 장비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혼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장비분야에도 2000년 연도표기(Y2k)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미콘 웨스트 98」기간동안 세계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들은 장비에 장착된 마이크로컨트롤러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Y2k 문제가 장비의 가동중단, 오동작, 생산라인 혼란 등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들은 또 아직까지 Y2k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업계 공동의 포괄적인 조사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렇게 부산을 떠는 것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민, 관합동연구기관인 세마테크가 개발한 Y2k검증 프로그램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장비에 적용해본 결과 90% 이상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쉽게 수정될 수 있는 사소한 문제이기는 했지만 작동중단, 전원 제어 오류, 잘못된 데이터 처리로 인한 불량증가 등 심각한 문제도 발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교적 Y2k에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IBM, TI 등 유수 반 도체 제조업체들 조차도 장비업체에 압력을 가해 문제점을 보다 빨리 파악해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고작』이라며 『Y2k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300㎜ 전환에 반도체 업계 협력키로
아시아 경제 위기, 반도체 가격 급락 등으로 반도체업체들의 투자 분위기 위축이 반도체 장비업계와 재료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지부진하고 있는 3백㎜ 대구경 웨이퍼 시장 조기 조성에 상호 협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추진 방법에 세계 반도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열린 「세미콘 웨스트 98」 행사 기간중 세계 반도체업체의 경영진이 3백㎜ 웨이퍼로의 전환에 협력키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반도체 관련 민, 관합동기구인 세마테크의 3백㎜ 웨이퍼 표준화 그룹인 인터내셔널 300이니셔티브(I300I) 주관아래 비공개로 가진 이번 모임에서 3백㎜ 웨이퍼로의 조기 전환이 반도체업계는 물론 반도체 장비 및 설비, 재료업계를 회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데 공감을 표시하고 향후 협력방안 마련을 위해 정례적인 모임을 갖기로 하는 등 대단히 적극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이 회동을 주관했던 세마테크의 한 관계자는 『장비업체는 물론이고 소자업체들 역시 3백㎜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며 이를 위한 연구 개발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이번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업계 경영진들이 3백㎜ 분야에 협조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은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경영압박으로 3백㎜ 관련 장비 개발 의욕이 크게 감퇴되면서 장비업체들의 장비 개발 작업이 축소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3백㎜ 투자를 지연 또는 취소하는 사례가 크게 늘면서 장비업체들이 연구 개발비 자체를 대폭 삭감, 장비 개발이 크게 늦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너제이(미)=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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