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B용 잉크시장이 한국다이요잉크의 독주체제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산 잉크업체들이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까지 국내 PCB용 잉크시장은 일본태양잉크제조와 태평양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한국태양잉크제조, 일본 다무라의 국내 대리점인 동화다무라에 의해 양분돼 왔다. 또 도쿄응화를 비롯한 일부 일본 잉크업체들이 특수 PCB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지고 있으나 그 수요가 소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태양잉크제조와 동화다무라가 사실상 국내 전체 PCB용 잉크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천톤(금액 기준 2백50억원) 정도에 달하고 있는 국내 전체 PCB용 잉크 수요 가운데 한국태양잉크제조가 70% 정도를 차지하고 동화다무라는 2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세력균형을 이뤄온 국내 PCB용 잉크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가 최근 등장해 PCB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태양잉크제조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던 태평양그룹이 그룹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한국태양잉크제조 지분을 모두 일본태양잉크제조에 매각하고 이 사업에서 철수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태양잉크제조는 일본태양잉크제조의 순수 국내 생산 및 판매법인으로 전환됐을 뿐더러 회사이름도 한국다이요잉크로 바뀌었다.
일본태양잉크제조는 한국다이요잉크를 한국내 생산 및 판매법인화한 것을 계기로 한국다이요잉크의 잉크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병행, 일본태양잉크제조는 태평양그룹을 의식해 한국에 잉크와 관련된 첨단기술을 이전하는 데 소극적이었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한국다이요잉크의 지위가 한국내 생산 및 판매법인 역할을 수행하는 자회사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즉 일본태양잉크제조가 갖고 있는 잉크관련 각종 특허 및 노하우를 그대로 한국다이요잉크에 제공할 수 있어 품질관리 문제만 해결되면 일본내 공장과 동일한 자격으로 PCB업체를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다이요잉크가 기술과 물량을 배경으로 국내 PCB용 잉크시장 공략에 나서면 단순히 일본 다무라의 잉크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동화다무라는 더욱 버거운 상대를 만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일본태양잉크제조는 잉크 전문가를 대거 한국에 파견, 상주시킬 계획을 갖고 있어 첨단 PCB 공법을 이전받기를 갈구하고 있는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대거 한국다이요잉크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PCB공법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PCB용 잉크 구매처를 통해 첨단기술을 습득해온 국내 PCB업계의 기술관행으로 보아 한국다이요잉크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다이요잉크는 이미 대덕전자, 삼성전기 등 국내 주요 PCB업체와 차세대 빌드업(Build Up)기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광천공기법(Photo Via)에 적용할 수 있는 특수잉크를 이용해 빌드업 PCB를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천공기법을 이용하면 현재 수지코팅원판(RCC)을 레이저 드릴로 구멍을 뚫어 적층하는 기존 빌드업 기판보다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편 일본계 잉크업체에 눌려있던 서울화학연구소 등 국내 중소 PCB용 잉크업체들은 일본계 잉크업체가 BGA, 빌드업 등 첨단 분야 잉크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게 된 것을 계기로 페놀계 단면과 양면시장에서 다소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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