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영상관계법 개정" 공청회 지상중계

심의제도 개선, 진흥기구 개편 등 규제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여당(국민회의)의 영화진흥법,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공연법 등 영상관계법 개정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개정방향에 대한 관련 단체, 업계, 학계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영상관계법 개정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문화정책 개혁작업의 구심점이자 출발점으로, 지난 14일 새정치국민회의가 각계 인사를 초청해 국회 본관 1백45호실에서 개최한 「영상산업 진흥을 위한 영상관계법 개정방향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물밑에서 숨죽이고 있던 각계의 바램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관심을 끌었다.

이날 토론에서 영화인들은 대체로 영상관계법 개정을 크게 환영하는 모습이었으나 세부 개정시안에 대한 이의제기도 적지 않게 불거져 나왔다.

서울특별시극장협회 곽정환 회장은 『등급외 영화 전용상영관 허용으로 영화제작의 범위 제한이 풀리고 영화제작인들의 기회도 넓어지게 됐다』며 개정안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제작, 상영과 관련한 자유창작 환경의 조성책이 마련됐으므로 이제는 영화인들이 분발할 때』라고 역설했다.

영화감독 정지영씨, 영화배우 문성근씨,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유인택 부회장 등도 『이번 영상관계법 개정안은 업계가 근 10년여 전부터 요구해온 것들로 크게 지적할 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IMF 구제금융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입김이 거세진 미국이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 철폐요구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을 촉구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단편, 소형영화에 대한 지원책으로 시군구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과 같은 특별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대진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영화는 자본, 기술, 유통의 집합체인데 유통(배급)업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개정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시장논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한 『가칭 영상물등급분류위원회나 영화진흥위원회는 관례상 옥상옥의 기관이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16㎜ 비디오 극영화 제작사인 유호프로덕션의 유병호 대표는 『등급외 판정 비디오물의 비디오대여점 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비디오업계의 숨통을 죄는 행위로, 표현의 자유와 성인들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청소년 보호를 빌미삼은 근시안적인 미봉책으로 관련업계의 생존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승정 YMCA 청소년사업부장과 권장희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총무는 『이미 성애, 폭력 묘사가 심한 영화들이 18세 관람가로 유통되고 있는 상태인데, 개정시안의 등급분류 기준은 이를 명확하게 분류해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등급분류 및 규제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등급외 전용관의 허가 및 운영규정도 민간사업자들과 광역단체장 등 관리자들이 부정적으로 결탁할 경우 잘못 운영될 소지가 있다며 이의 보완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권준모 경희대 교수는 『규제가 심할수록 호기심이 증가하기 때문에 규제완화는 적절한 개정방향이나 다만 나이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등급분류위원 선정기준도 연령별, 성별, 현업종사자 포함여부 등의 측면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충직 중앙대 교수도 『전체적으로 제대로 바꿔보자는 정부 여당의 의지가 보이지만 등급분류위원 선정 및 영화진흥위원회 구성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가 하면 다큐멘터리, 비디오영화 등의 비영리 상영을 보장하는 법안이 빠져있는 등 누수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김원길, 최희준, 정동채, 이석현(사회) 등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번 개정작업이 규제 일변도였던 과거 영상관계법의 개정 및 영상산업인의 자유로운 활동보장에 맞춰져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각계의 지적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대한 공연 및 연극과 새영상물 관련업계의 「소외」 불만도 적지 않은데다 아직 야당과의 의견조율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국민회의 개정안의 정기국회 통과여부가 주목된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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