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중동 계측기기 시장 개척

김중환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전무

국산 계측기기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과 관련업체 전문가들로 팀을 이룬 계측기기 해외시장개척단이 이번에 중점 공략한 곳은 열사의 나라인 이집트, 요르단, 터키 등 중동지역이다.

국내 계측기기산업의 국제경쟁력과 기술수준을 높이고 해외판로를 확대함으로써 연간 30억 달러에 달하는 국내 계측기기 부문 무역적자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고 수출주도 기술산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결성한 계측기기 시장개척단이 중동지역 개척에 나선 것은 중동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개발사업의 80% 이상이 정부에서 주도하는 이른바 공공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국가경제개발계획 또는 산업발전 5개년계획에 의거해 추진되는 사업에 소요되는 각종 계측기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 수주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역이란 점도 감안했다.

따라서 중동 계측기기 시장개척단은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계측기기 전시회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익힌 후 터키, 요르단, 이집트의 계측기기 관련업체 및 기관을 잇따라 방문, 전자, 통신, 공업, 환경계측기와 시험검사기 시장 및 기술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제조 및 유통 업체들과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였으며 그 결과 5백20만 달러의 수출상담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 제7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맞아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우선을 두고 있는 터키는 총인구 6천4백만명인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터키를 둘러싼 흑해지역의 동구권 국가와 지중해에 연하고 있는 북아프리카 국가 및 유럽,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활발한 교역을 벌이고 있어 계측기기 시장규모는 막대하다. 이를 반증하듯 터키에서 전체 계측기기 수출상담액의 40% 정도인 2백만 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요르단은 발전소 시설 확충, 비료, 사료 공장, 마그네슘 공장, 시멘트 공장, 경철도 건설, 디시-암만간의 대수로 공사 등 13개의 국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 시장개척단은 대수로 공사에 소요되는 유량계, 레벨계, 지시계, PLC, 볼리움 카운터, 후로트스위치, 전송기 등 공업용 계측기기 수출주문을 대량으로 받았으며 향후 본격적인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요르단의 정유공장 건설, 오아시스에서 암만으로 공급하는 대상수도 공사에도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집트는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계측기기 산업의 전략적인 요충지로 내수시장 외에도 인근 국가에 계측기기를 공급할 수 있는 기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현재 이들 중동지역 국가의 계측기기 관련 기술수준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수요전망은 매우 밝다. 각국의 계측기기 구매력과 시장도 고무적이지만 지중해, 흑해, 걸프만에 연한 아랍권 전체를 무대로 시장을 형성하는 등 거대한 중개 무역국으로 발돋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중동지역의 계측기기 시장개척에 나서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계측기기 관련업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중동지역 국가의 국책 또는 공공사업 부문에 국산 계측기기를 판매하거나 기술용역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커다란 소득이었다.

처음 시도한 계측기기 중동시장 개척활동이 지속적인 수요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점이 보완돼야 한다. 특히 중동국가들의 경제, 무역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를 입수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또한 현지 연락사무소 운영 등도 검토돼야 할 사항 중의 하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계측기기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KOTRA 등이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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