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반도체산업 빠른 회복 예상

가전, 컴퓨터, 자동차 등 내수기반이 중요한 산업은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통신기기, 반도체 등은 세계시장 여건이 호전될 경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98~2002년 국내산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수경기의 냉각지속으로 가전, 컴퓨터, 자동차 산업의 경우 침체의 정도가 심각하고 성장활력을 회복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통신기기, 반도체 등은 세계시장이 호전되면 수출이 살아나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기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의 경우 99년부터 2000년까지 그동안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D램의 경우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백MHz 시스템버스 기술이 시장에 정착돼 고속싱크로너스 및 램버스 D램 수요가 증가하고 핸드헬드PC를 비롯 스마트폰, 디지털TV, 디지털카메라 등 새로운 전자기기들이 연간 5백만~1천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메인메모리, 그래픽버퍼, 보조기억장치 등 다양한 용도의 D램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는 컴퓨터시장 호조와 새로운 수요기기 시장의 본격 형성에 힘입어 D램시장 여건이 호전돼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00년을 전후해 64비트 컴퓨팅기술 확산으로 고속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정보처리, 이동데이터통신 등과 관련한 새로운 전자기기들이 성장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D램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기기산업은 올들어 국내 서비스사업자들의 설비투자 감축으로 내수위축이 예상되지만 이동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여 통신기기 전체 생산은 전년대비 37%(달러기준 -11%) 증가할 전망이다. 유선통신기기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계속확대돼 2002년까지 연평균 15%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교환기, 광전송장비, 네트워크장비 등 유선통신기기 수요가 호조를 보여 내수는 2002년까지 연평균 13%대의 성장을 보이고 수출은 2002년까지 무선통신기기를 중심으로 17%의 성장이 예상됐다.

가전산업의 경우 올해 경기침체와 주요 가전제품의 보급포화로 극심한 내수부진이 예상되며 수출 역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도 원화기준으로 8%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감안한다면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가전산업은 99년부터 2002년까지 수요정체, 수출감소, 해외생산기지 구축에 따른 국내 생산위축,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에 따른 수입증가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 내지 정체국면이 계속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내수는 주요 가전제품의 수요감소가 뚜렷한 가운데 디지털TV, DVD플레이어 등 신정보가전의 수요 확산도 더디게 진행돼 활력을 되찾기는 어렵고 수출은 대외경쟁력 저하와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성장둔화가 예상됐다.

컴퓨터산업은 내수와 수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극심한 침체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의 경우 원화기준으로 33%정도 증가할 것이나 원화절하 요인을 고려할 경우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침체는 99년까지 계속되지만 2000년 이후 정보화 관련 부문의 수요활성화와 세계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회복기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기업들의 IT관련 투자여력이 살아나고 64비트 컴퓨터보급이 확대되면서 2000년이후 연평균 10%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수출은 2~3년후부터 주력 수출품목인 모니터의 공급과잉 해소와 19인치 중심으로의 수요전환, 컴퓨터 본체, 하드디스크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등의 수출확대에 힘입어 98년 이전의 수출증가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 보고서는 국내산업은 사회,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 금융시스템의 불안정 등으로 단기간에 부진을 벗어나기 어렵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2000년 이후부터는 주요 산업들이 점차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앞으로 2~3년간은 투자부진으로 국내생산력 기반이 약화돼 과거처럼 높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수출확대를 통해 내수부진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핵심산업에 대한 R&D투자 및 최소설비투자는 구조조정기에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성장잠재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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