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가전제품 디자인] 전문업체 디자인 혁신사례

제조업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남보다 앞서는 기술력이나 탁월한 마켓팅력이 우선 일반적으로 떠오르지만 최근처럼 두드러진 독점기술을 갖기 어려운 시대에는 「디자인」과 「브랜드」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전문업체일수록 누구나 그 상품하면 곧바로 그 업체가 떠오를만큼 「제품, 브랜드, 기업」이 하나의 일직선상에서 한 호흡으로 이뤄져야만 생존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업체들은 더욱더 전문아이템에 걸맞는 독특한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가전전문업체들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갖기 위해 상품기획력을 가진 우수한 디자이너들을 확보해 자체 디자인실을 마련하거나 외부 전문디자인업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디자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디오전문업체인 해태전자, 롯데전자, 태광산업 등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미니콤포넌트를 비롯, 벽걸이오디오,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 등 신개념오디오를 개발하면서 차세대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해태전자는 올해 우수디자인(GD)상품전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인켈 스타일리쉬 오디오」(WA-240)를 필두로 지난 95년부터 연이어 주력제품인 오디오 분야에서 GD마크를 획득했다.

해태전자는 현대적이면서도 유행에 민감하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도입해 도시 신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첨단기능의 첨단소재를 이용해 전문업체로서의 기술력과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현재 해태전자 디자인실은 오디오부문과 정보통신부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 2회의 디자인 워크샵 및 주 1회 정기 디자인 아이디어회의를 통해 디자이너들간의 창의적 디자인 활동을 뒷받침하는 정보교환 및 지식의 공유로 디자인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 국내 관련 대학들과 산학협동을 통한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산업디자인의 저변확대를 도모하고 전문디자인용역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의 디자인 콘셉트 개발도 꾀하고 있다.

특히 자사 디자이너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미주, 유럽 등의 해외 디자인전문회사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마련해 선진 디자인 감각을 익히고 축적된 노하우를 습득, 세계화에 따른 국제적인 디자인 감각을 키우도록 하고 있으며 각종 해외전시회의 견학을 통해 정보를 수집, 분석해 디자인개발업무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디자이너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창의성 개발에 역점을 두고 이를 위한 근무환경을 구축하고 디자인 정보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관련 장비도입 및 CAD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나아가 멀티미디어 환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전자는 지난 82년 별도로 디자인실을 설립한 이래 소비자 지향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콘셉트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런 형태감을 추구하고 다양한 설치공간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성과 소비자 취향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가 가능하며 제품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롯데전자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모으로 있는 제품은 「롯데미니-450」과 「롯데미니-액스틴」, 「롯데핑키-55」를 들 수 있다.

미니콤포넌트 제품이 도입됐던 지난 91년 롯데전자는 경쟁사들이 2단 분리, 블랙컬러의 제보급형 제품으로 시장을 형성해나가는 것과는 달리 과감히 정통 콤포넌트스타일로 4단 분리, 티타늄 컬러에 알루미늄 패널의 하이파이(Hi-Fi) 스타일을 도입해 미니콤포넌트의 저가격 개념의 인식을 바꾸었으며 수출 또한 쾌조를 이뤄 이 제품만 40여만대를 수출했다. 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샴페인 골드 칼라를 도입, 지금까지 장수하고 있어 제품의 디자인은 매출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 놓았다.

롯데전자는 우리문화의 장점을 접목시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우수함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독창성을 위주로 개발할 계획이며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과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실버세대를 위한 디자인」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주방가전전문업체인 동양매직은 국내에서 최초로 가스오븐레인지에 「컬러」을 입히면서 주요 고객인 주부들의 마음잡기에 성공, 전문업체로서의 실질적인 입지를 굳혔다.

가전3사와의 「차별화」를 목표로 독특한 디자인과 파격적인 색상으로 고급스런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주력해왔으며 상단에 그릴을 채용한 가스오븐레인지, 오목한 그릇의 수납을 확대한 식기세척기 등 한국적 기능을 개발해 독창적인 디자인과 전문기술력을 결합시키면서 급성장해왔다.

동양매직은 오래전부터 이노디자인 등 국내외의 유명 디자인전문용역업체와의 공동작업을 진행해 5색 컬러 가스오븐레인지, 롭스터 모양의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각형 SH전기보온밥솥 등 상식파괴를 통한 획기적인 상품들을 속속 내놓았다.

또 수출에 있어서도 해외 디자인전문업체를 활용해 큰 성과를 보았는데 홍콩으로 수출하고 있는 가스레인지(MT-201RE)는 홍콩 IP디자인社가 디자인한 것으로 국내 규격제품과는 전혀 다르게 그릴 사이의 간격을 1.5배 정도 확대하고 제품의 높이는 절반으로 줄였으며 용기를 받쳐주는 그레이트는 사각형이 아닌 꽃잎 형태의 방사형으로 개선해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는 중국인들의 조리용기가 대부분 음식을 볶기 쉽도록 밑바닥이 둥글고 넓은 형태로 돼 있어 현지 조리문화에 맞도록 디자인을 대폭 바꾼 것이 소비자들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최근 디자인인력들을 마켓팅팀으로 재배치시키면서 기술개발적인 측면보다는 마켓팅적 관점에서의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상하전달식 관리체계가 아니라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팀제로 전환해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도록 했다. 또 연봉제를 도입하고 아웃소싱을 활성화시켜 자체 디자인인력들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시스템키친 전문업체인 한샘은 보다 편리하고 아름다운 주방문화를 만든다는 목표로 주방가구와 가전제품의 붙박이(Buil-in)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샘은 시스템키친만을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20여명의 디자이너 이외에도 인테리어부문의 디자이너, 설계상담을 진행하는 코디네이터 등 풍부한 디자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키친만을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외부 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활속의 디자인을 창조해내고 있다.

한샘은 그동안 가스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의 가전제품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면서도 공간의 활용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할 수 있도록 상판을 연결하고 문짝을 통일시켜 부엌가구에 붙박이시켜 왔다. 또한 식기건조기, 쌀통, 전기오븐토스터 등 소형가전제품도 기능 및 동선을 고려,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붙박이화를 이뤄냈다.

한샘은 앞으로 주방가전제품의 경향이 이같은 형태로 바뀌어 나갈 것으로 보고 철저한 시장분석과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발굴해 신주방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종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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