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광디스크

최근 들어 광디스크장치의 연구개발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활기를 띠고 있다.

그 기폭제는 미국의 하드디스크장치업체와 벤처기업들의 잇따른 연구개발 참여이다. 최근 몇년간 급상승세를 나타내 온 하드디스크장치의 면기록밀도 증가율이 앞으로 몇년 후에는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움직임으로 연구 초점은 광디스크장치와 하드디스크장치의 기술적 융합 쪽으로 모아져 있다.

혁명으로까지 표현되는 광원의 진보도 광디스크장치 연구개발의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나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돼 온 파장 4백10nm 전후의 청자색 반도체레이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면기록밀도의 향상에 탄력이 붙어 머지않아 고쳐쓰기기능 광디스크장치로 VCR을 대체하는 일이 생길 것으로도 기대된다.

최근 미국의 콜로라도州 아스펜에서 열린 광디스크 관련 국제회의인 「ODS(Optical Data Storage Topical Meeting)98」에도 이같은 하드디스크장치와 VCR 대체를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 흐름이 그대로 투영돼 최대의 관심사로 나타났다.

이번 회의에서는 하드디스크장치와 VTR 대체를 겨냥하는 고쳐쓰기가능 광디스크장치에 관한 연구성과 발표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특히 레이저를 한 곳에 집중하는 렌즈를 디스크 기록막에 근접시키는 기록재생방식이 관심을 끌었다.

이 기록재생방식으로는 세가지가 제시됐다. 1)대물렌즈의 초점부근에 SIL(solid immersion lens)이라는 작은 반구상(半球狀)의 렌즈를 설치하고 이들을 슬라이더에 탑재해 디스크 면에 대해서 부상시키는 방식, 2)대물렌즈를 단독으로 슬라이더에 탑재해 부상시키는 방식, 3)2개의 대물렌즈를 직렬로 결합해 개구수(NA:numerical aperture)를 높이고 얇은 덮개층을 매개로 기록재생하는 방식 등이다.

첫번째 방식은 미국의 벤처기업인 테라스토가 지난해 3월 개발계획을 발표한 「NFR(Near Field Recording)」 기술 등에서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테라스토가 NFR 관련 실험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내용은 제품 사양에 관한 구체적인 게 없었고, 사출성형으로 만든 플라스틱제 디스크 기판의 기록면을 측정한 결과 등에 머물렀다.

테라스토는 실험에서 레이저펄스자계변조기록(선기록밀도를 높일 수 있는 광자기디스크 기록방법으로 데이터를 기록할 때 레이저를 일정 간격의 펄스로 디스크에 쏘인다)방식을 이용해 0.13미크론의 극히 짧은 기록마크을 그렸다. 이는 NA가 0.65인 대물렌즈와 절대굴절률이 약 2인 SIL를 결합할 경우 파장 6백85nm의 적색레이저에서 인치당 최대 16G비트의 면기록밀도를 실현할 수 있는 결과이다.

이외에도 SIL방식에 대한 발표는 많았다. 일본 도레와 미국 아리조나대학이 공동으로 제출한 「SIL을 사용한 상변화광디스크로의 기록」에 대한 보고,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내놓은 「SIL을 포함하는 광학계 조립 오차의 영향도」, 니콘의 「SIL을 이용한 재생전용 광디스크의 해독」에 관한 보고 등이 그 중 관심을 모았다.

두번째인 대물렌즈를 디스크 기록막에 근접시키는 기록재생방식에 대해선 미국 퀸타 등의 발표가 있었으나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세번째인 대물렌즈를 결합하는 방식에서는 소니가 NA 0.85에 상당하는 렌즈계와 파장 4백30nm의 청색SHG(second harmonic generation:제2고조파발생)를 사용해 상변화광디스크에 데이터를 기록재생한 실험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청색레이저를 사용하는 데이터의 기록재생에 관한 실험보고는 소니가 처음이다.

소니의 실험에서는 트랙 피치가 0.33미크론(랜드 그로부), 1비트 당 기록 길이가 0.15미크론이다. 면기록밀도는 인치당 약 13G비트로 현행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의 약 3.6배에 달한다. 이는 직경 12cm의 디스크로 환산하면 단면 기록용량이 17GB에 상당하는데 현행 TV방송 수준의 영상데이터의 경우 6시간 이상 기록할 수 있는 용량으로 VCR를 대체하기 충분한 고쳐쓰기가능 광디스크의 실현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 신호를 실제로 기록하고 재생했을 때의 지타(시간방향의 흔들림)량을 측정한 결과 7.2%8.6%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번 ODS에서는 디스크 매체와 관련해 단면 용량을 재생전용 DVD와 같은 4.7GB로 높인 고쳐쓰기기능 DVD와 추기형 DVD에 관한 기술 성과들이 대거 나왔다. 지금까지는 고쳐쓰기기능 DVD의 일종인 DVD램이 2.6GB, 추기형 DVD인 DVDR은 3.95GB로 용량이 각기 달랐다.

이에 따라 DVD규격을 책정하고 있는 DVD포럼은 올해 말 단면용량을 4.7GB로 높인 DVD램규격 2.0판과 DVDR규격 2.0판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 DVDR 포맷을 사용하는 DVDRW규격 1.0판도 단면용량이 4.7GB로 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