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리콘그래픽스 토드 존슨 부사장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로 고전했던 실리콘그래픽스사는 올초부터 인텔과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는 등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 소재의 실리콘그래픽스를 방문해 전세계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토드 존슨씨로부터 달라진 마케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실리콘그래픽스의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서 휴렛패커드(HP), 선 등 경쟁사와 비교할 때 실리콘그래픽스사를 대표하는 기업이미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흔히들 실리콘그래픽스 하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떠올린다. 「주라기 공원」의 컴퓨터그래픽과 우리회사 로고를 오버랩시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알고 보면 매출비중이 12%에 불과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실리콘 그래픽스 이미지의 80%를 차지하는 것 같다. 반면에 회사 직원이나 실리콘밸리 지역 엔지니어들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 Spirit)」을 우리의 대표 이미지로 인식한다. 기업가정신이란 신생업체 특유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지칭한다. 미국에만도 7천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공룡기업이면서도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회사라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다.

▲올 하반기의 주요 마케팅 전략은.

- 비주얼 컴퓨팅과 방대한 데이터 처리의 강점을 부각시켜 클라이언트 분야를 공략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서버부터 저가형 워크스테이션까지 전 제품의 대상 수요층을 통신, 에너지, 엔터테인먼트, 정부기관, 제조, 과학 등 6개 분야로 나누고 각각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할 생각이다.

제품별로는 저가형 워크스테이션 마케팅의 비중을 대폭 늘릴 것이다. 서버의 경우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지만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윈도95나 윈도98에 익숙해 있는 PC 유저까지도 실리콘그래픽스 워크스테이션의 고객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유닉스 기반의 고가형 워크스테이션 보다 윈도NT 기반의 저가형 워크스테이션 신제품의 홍보와 판촉을 강화할 예정이다

▲실리콘 그래픽스사와 관련, 올 하반기에 매스컴의 관심을 끌 만한 최대 이슈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상반기에는 신임회장 취임 및 인텔과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회사의 노선을 확고히 한 만큼 앞으로는 이를 토대로 한 신제품 발표가 핫이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세한 스펙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인텔의 아키텍쳐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채용한 저가형 워크스테이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곧 선보일 이 제품의 시장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리처드 벨루조 회장이 취임 후 경상수지 악화에 따른 10% 인원감축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 IMF 영향으로 당분간 매출감소가 불가피해진 한국지사의 구조조정도 고려하고 있는가.

-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의 매출이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생각할 때, 매출감소에 비례해 인원을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인력삭감 대신 신임사장을 주축으로 간접 영업의 비율을 늘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병행해 손실을 보완해갈 방침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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