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같이 2디지트로 연도를 표기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에서도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2000년(Y2k)문제가 똑같이 발생할 수 있는 데도 대책 마련은 고사하고 문제 제기조차 없어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어진 입력신호에 따라 일정한 동작을 하도록 전자기기 전체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MCU는 전기밥솥, 세탁기, TV, VCR 등 가전제품부터 자동차와 각종 산업용 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자기기에 내장되는 필수부품으로 전세계에 수십억개가 퍼져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외적으로 MCU로 인해 야기되는 Y2k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공론화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일본전자기기공업회(EIAJ)의 연례회의에서 이 부분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두 단체는 MCU의 Y2k문제로 야기된 소송을 면제해 주거나 일정 부분 제한하는 관련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와 관련, 국내에서는 현재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MCU를 채용한 제품의 경우 타이머 기능만 갖춘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별 문제가 없으나 녹화기능이 있는 VCR에는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며 『90년 이전에 출시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VCR만 문제될 것』이라고 파장을 적게 봤다.
공장자동화기기(FA)나 생산기기 등에서도 연도표기 기능을 갖추고 있어 Y2k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MCU는 대부분 내장된 마스크롬에 프로그램을 입력하기 때문에 컴퓨터와 같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에서 이를 개선할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만약 특정 제품군에 적용된 MCU에 Y2k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커다란 타격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사용되고 있는 MCU에서 발생할 수 있는 Y2k 문제점에 대한 사례 파악이 시급하며 이를 바탕으로 개선방안이나 향후 야기될 수 있는 소송에 대해 MCU공급업체와 시스템업체가 공동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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