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우리의 무궁화위성에 의한 최초의 위성방송이자 세계 첫번째의 방송위성을 통한 디지털방송」 「고품질의 화면과 CD 수준의 음질」 등의 찬사와 조명을 받으며 국내 최초의 디지털 위성시험방송을 시작한 지 내일로 만 2년이 된다.
그러나 KBS 위성방송은 출범 2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시험」딱지를 뗄 생각도 못한 채 오히려 1백명이 넘던 위성방송 조직을 작년 말 30명도 못되게 대폭 축소하는 등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8월 시작한 EBS 위성교육방송도 올 3월 방송시간을 약간 늘리는 등 나름대로 애를 쓰고는 있으나 아직 제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국내 위성방송이 시작 당시의 기대와 의욕은 간 데 없고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안쓰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수신기 보급 문제나 방송정책방향 미정립 등 제반 문제들과 IMF한파의 영향도 크지만 근본적으로는 통합방송법 마련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가 져야 하며,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관련 부처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무궁화위성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직접적인 피해는 차치하고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쏘아올린 무궁화 1.2호 위성의 방송 중계기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수명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엄청난 「국가적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제도적 장벽에 막혀 본격적인 위성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세계적인 위성채널들이 안방을 점령, 우리 문화를 적지 않게 왜곡시키고 있고 최근에는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일본의 위성채널이 우리 안방에 우리 말 방송을 쏘아보내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꽃피우기는커녕 이러다가 안방을 송두리째 외국업체들에게 내줄 판이다. 국회의원과 위정자들이 혹시 시청자들의 입맛이 외국 위성 채널에 길들여진 뒤에도 국내 위성방송의 기치를 높이 내걸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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