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가 두원냉기의 에어컨사업을 전격 인수, 잠잠하던 가전시장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올들어 중견업체들의 활동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LG전자,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에어컨 시장에 대우전자가 본격 가세함으로써 에어컨도 다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가전3사간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우전자는 이번에 두원냉기의 패키지에어컨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전개하는데서 오는 소극적인 전략에서 탈피해 에어컨 사업을 LG전자나 삼성전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대우전자는 두원냉기의 에어컨사업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중국 공장의 룸에어컨 생산물량을 올해 20만대에서 내년에는 40만대 규모로 늘리고 국내 공장에서는 내년 5만대의 패키지에어컨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01년까지 판매해주기로한 대우캐리어 제품을 포함하면 대우전자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당분간 LG전자나 삼성전자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하지만 적어도 국내 시장의 20% 이상은 충분히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온 LG전자나 삼성전자 양사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또 대기업에 맞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축해온 만도기계와 범양냉방 등 중견 전문업체들은 부도로 생산 및 판촉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G와 삼성에 이어 대우전자라는 새로운 적(?)과 또다시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종합가전 전문업체를 지향하면서도 그동안 경쟁업체에 비해 취약한 에어컨사업으로 인해 전전긍긍했던 대우전자는 이번 두원냉기의 에어컨사업 인수를 통해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지만 업계에서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중견전문업체들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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