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산업, 체질개선 급하다

국내 전광판 산업이 「우물안 개구리식」의 산업구조를 탈피, 해외업체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는 최근 LED 전광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세계 전광판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전광판 사업에 진출, 국내업체들과 본격적인 시장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판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전광판 재료비의 50%를 차지했던 청색 LED의 독점 공급구조가 붕괴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 지난해 1백10엔대에 머물렀던 청색 LED 단품가격이 최근에는 80엔대 미만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옥외용 전광판 1대의 가격은 일부 제품에 한해 50만 달러(7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95년 풀컬러 LED 전광판이 선보였을 당시 30억원을 호가했던 가격에 비해 4분의1 수준. 또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도 올 하반기부터 청색 LED 양산대열에 참여하면서 전광판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가격 하락 요인에 따라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를 주저했던 해외 수요자들이 최근들어 서서히 전광판 구매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전광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상담 금액이 몇천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 내용도 예전과 달리 실속있는 건수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최근 시장 동향을 설명했다.

전광판 산업이 시장 진입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자 올해 올랜도에서 개최됐던 세계 사인쇼에 지난해까지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중남미 등에서 여러 업체가 참여해 기술력을 자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만과 한국업체가 고작이었다. 특히 브라운관(CRT)방식, 형광방전램프(FDT)방식의 경기장용 고급 제품만을 선보였던 일본업체들이 대거 LED 전광판을 개발해 시장 참여를 본격화한 것은 국내업체를 충분히 긴장시킬 만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파이는 커져가는 데 비해 국내업체들의 모습은 아직도 내수위주의 산업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 전광판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픽셀업체와 전광판 시스템업체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 중복투자가 이뤄지고 국내업체들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들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 미쓰비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일본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좋은 제품, 저렴한 가격이 밑받침되지 않고서는 어렵다』며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픽셀업체와 시스템업체의 협력을 통한 전문화가 필수며 이를 위해 서로가 진지하게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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