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엔터프라이즈 원투원 (62);학습관계와 마진 향상 (3)

스타벅스와 바리스타 브라바가 제품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특별한 차이가 없이 서로 이웃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해보자. 한 가계에서는 정기적인 고객들이 매일 자신들의 음료수 사양을 다시 정해야 하는 반면 다른 가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자. 스타벅스 소매점에서는 사양을 다시 정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임은 물론 점원이 그날 주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약간의 위험성을 항상 수반한다. 바리스타 브라바에서는 이 같은 시간낭비나 위험요소가 없다. 만약 스타벅스 고객의 경우 내일 바리스타 브라바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훨씬 쉽겠다고 생각하는 반면 바리스타 고객의 경우 내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은 정말 골치거리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소매점의 고객이 더 애착심을 가지게 될 것인가? 자신들의 고객이 가르쳐주는 것을 단순히 암기하기만 해도 경쟁우위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실례는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일반 은행에서 고객이 똑같은 내용을 재차 말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고 작정한다면 고객에게 대부신청서를 직접 작성토록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은행 자체적으로 이미 그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성명, 주소, 계좌번호, 잔액 등 이 같은 모든 데이터는 이미 은행 자체의 컴퓨터 내부 어딘가에 전자적으로 저장되어 있다. 고객들에게 통상적인 정보를 찾는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문제는 정보기술을 사용하는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바로 이 같은 기능을 NCR이 설계한 자사의 데이터웨어하우스에 갖출 계획이다. BOA 고객들이 대부신청 전화를 걸면 은행이 통합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고객의 여러 계좌에 있는 3개월 평균 잔고와 신용카드 결과 내역 및 여타 대부 관련 변수들을 파악해 신청서를 자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신청을 완료하기 위해 고객이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은 BOA가 접근하지 못하는 정보, 예를 들어 고객이 이 은행의 경쟁사인 여타 금융기관에 설정한 계좌와 대부 정보 등에 관한 정보를 제출하는 것 정도이다. 일단 BOA가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되면 기존의 고객들은 자신이 모든 서류작업을 직접 추진해야 했던 여타 경쟁은행에 가는 것보다는 BOA에서 대부를 신청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는 ATM의 경우를 살펴보자. 비록 대부분의 은행들이 ATM의 성능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긴 하지만 개별 고객과 상호 작용해 학습관계를 창출하고 커스텀화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장비를 생각하기는 힘들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의 한 은행은 컴퓨터 전문지식과 또 초창기 ATM을 과감히 도입해 시장 점유를 확장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 은행은 카드와 PIN 코드를 요청함으로써 자사의 ATM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들을 식별한다. 그런 다음 이렇게 식별한 모든 고객들에게 은행은 똑같이 이런 질문을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언어는?』 뉴욕과 같은 코스모폴리탄 도시에서는 한국어나 아랍어까지도 포함해 여러 가지 다양한 언어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일단 고객이 자신의 은행 카드를 기계에 넣고 나면 고객이 누군지 은행이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번 또는 두 번 이상 은행이 고객에게 그 질문을 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고객이 은행 ATM에 접근했을 때의 사용 패턴이 상당히 통일되어 있다면 은행은 이 패턴을 기억하고 이 기억된 것을 이용해 고객의 거래시간을 단축하고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오세요, 스미스 씨. 오늘도 현금 2백 달러가 필요하세요. 영수증은 필요 없으시죠? 예 아니오 』

우리는 한때 몇몇 은행 간부들에게 ATM 장비는 은행의 정기적인 고객과 그들의 습관을 기억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들 간부 중 한 사람은 모든 은행 고객에 대해 그렇게 높은 수준의 커스텀화를 프로그램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결국 가치가 매우 높은 고객에 대해서는 이 같은 메모리를 ATM에 프로그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현명할 것이지만 잔고가 작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영점이하(BZ)」 고객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동태에 대해 생각해보자. BZ가 ATM 앞에서 15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그 뒤에서 줄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제6장에서 우리는 대량 커스텀화한 제품과 서비스는 표준화되고 한 사이즈로 모두 해결하는 제품 및 서비스보다 곧 생산 및 배달 비용이 훨씬 싸진다고 주장했다. 인식 가능한 패턴이 부상할 때마다 모든 고객들에게 자신을 커스텀화한 ATM은 동일 장비를 통해 시간당 훨씬 더 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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